지하련의 우주/Jazz Life

춘천으로 떠난 가을 여행

지하련 2012. 10. 23. 07:17


여행을 좋아할 것같지만, 여행지에 가서도 책을 읽는 터라, 실은 여행을 거의 가지 않는다. 가끔 가게 되는 여행에서도, 낯선 풍경이 주는 즐거움도 있지만, 풍경은 늘 빙빙 돌아 내 마음 한군데를 가르키고, 결국 내 마음만 들여다보다 오는 경우가 많았다. 


결국 여행보다 집에 박혀 책을 읽고 음악 듣는 게 더 즐거운 일이 된 나에게 ... 이번 여행은 내 의지라기 보다는 가족의 의지로 가게 된 것이었고, 한 줄의 글도 읽지 못한 최초의 여행이 되었다. 이 특이한 경험 위로 즐겁게 웃는 아내와 아들의 모습이 겹쳐지니, 즐겁고 가치 있는 여행이 되었던 셈이다.


2박3일 동안 남이섬, 소양강 댐, 청평사를 둘러보는 여행이었고, 숙박은 춘천 세종호텔이었다. 사진을 꽤 찍었다고 생각했는데, 서울로 돌아와서 살펴보니 쓸만한 사진이 거의 없다. 


아무래도 현재 쓰고 있는 줌렌즈 대신 줌이 되지 않는 렌즈로 바꾸어야 겠다. 핸드폰 카메라가 많이 좋아졌다고 하나, PC에서 확인해보면 확연히 그 품질이 떨어져, 가지고 있는 니콘 DSLR 카메라에 당분간 의존해야 한다. 


여행의 감상이나 일정을 상세하게 적고 싶지만, 그럴 시간도, 집중할 공간도 없다. 다른 글들도 밀려 있는 터라, ... ... 이렇게 바쁘게 살아가는데, 삶은 나아지는 것 같지 않으니 앞날에 대한 걱정이 앞선다. (지난 여행을 떠올리면서 여행의 즐거움 대신 글 쓰기나 앞날의 걱정을 하고 있는 현대인의 삶이란!)


이번 여행에서 새삼스럽게 인종을 불문하고 외국인 관광객들이 확실히 늘었다는 걸 알았다. 남이섬엔 외국인 단체 관광객이 가득했고(한국에선 남이섬의 정돈된 정원 풍경이 다소 이국적이겠지만, 유럽에 가면 훨씬 더 좋은 정원 풍경이 펼쳐지니, 남이섬의 관광객 대부분은 강변이라는 것과 한국 드라마 탓일 게다), 청평사로 올라가는 길에서도 백인 관광객들을 자주 만났다. 그만큼 한국이 국제화되고 있다는 증거일 게다. 


혼자 여행가길 좋아하는 이들에겐 남이섬은 외국인 단체 관광객들과 연인이 너무 많았고 청평사는 내가 가본 절들 중 최초로 유원지처럼 느껴졌다(그냥 유원지라고 하는 것이 옳은 듯하지만). 특히 주말 남이섬은 가지 않는 편이 좋을 듯 하다. 우리 가족은 금요일에 갔는데도 불구하고 엄청난 인파가 남이섬에 모여들었으니까. 


피카사를 다운로드 받아 로모 스타일로 적용해, 몇 장의 사진을 올린다. 


 

남이섬 



청평사 올라가는 길 옆 풍경


청평사 앞 구룡폭포


청평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