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siness Thinking/Technology

네이버, '뉴스캐스트'에서 '뉴스스탠드'로 변화

지하련 2012. 11. 21. 10:39



말 많던 네이버의 '뉴스캐스트'가 바뀐다. 설마 뉴스캐스트가 뭔지 모르는 사람이 있을 지도 몰라, 아래 이미지를 붙인다. 빨간 색 박스로 표시한 부분이 뉴스 캐스트 영역이다. 처음에는  언론사에게 편집권을 주어 언론사에서 알아서 하는 자율적인 영역이었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충격'으로 얼룩진 '낚시성 기사들'로 채워지기 시작했다. 그러자 불만이 많아졌다. 지명도 있는 언론사에서도 불만이 많았고, 사용자들도 불만이 많기 매 한가지였다. 







그러자 이번에 네이버가 '뉴스캐스트'를 '뉴스스탠드'로 바꾼다(이건 지난 달 이야기고 내년 초부터 시범 서비스에 들어간다). 현재 뉴스캐스트 자리에 언론사 아이콘을 넣는다. 네이버에서는 나름대로 고민을 많이 한 흔적이 보이지만(트래픽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수익까지 챙길 수 있는 모델을 고민한), 글쎄다. 정답이라기 보다는 편법스러운 느낌이 드는 이유는 뭘까.  


아래 이미지는 뉴스스탠드 서비스를 하였을 때의 모습이다. 상단 배너 밑에 언론사 아이콘들이 뜨고 이를 클릭하면 해당 언론사의 뉴스스탠드가 뜨는 구조다. 그리고 사용자는 미리 자신의 뉴스스탠드를 설정할 수 있다. 즉 자기가 방문하고자 하는 언론사를 미리 선택하여 해당 언론사 사이트 아이콘들만 뜨게끔 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서비스되는 네이버 뉴스 캐스트에서 '마이 뉴스 설정' 기능이 있지만, 이 기능을 사용하는 이는 전체 사용자의 10%도 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니 뉴스 스탠드로 변경되더라도 사용자가 자신의 뉴스 스탠드를 설정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하긴 전체 사용자의 10%만 하더라도 몇 백만명은 될 터이니..) 설정하지 않으면 랜덤으로 노출된다. 



출처: 네이버 다이어리 



결국 이슈는 언론사 사이트로의 유입 대부분을 포털에 의존하고 있는 언론사의 문제(평균적으로 트래픽의 75.19%가 네이버에서 들어온다(미디어오늘 자료))다. 


종이 신문의 위기는 몇 해 전부터 나온 이야기라 식상하기까지 하지만, 그 사이 이렇다할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는 한국 종이 신문 업계를 보면 답답하기까지 하다. 영미 쪽 종이 신문들은 적극적인 디지털화로 주목받고 있지만, 한국은 종이 신문은 그대로 놔두고 인터넷 사이트는 포털에만 의존하는 이상한 구조를 취하고 있으니 말이다. 


만일 네이버가 뉴스 콘텐츠를 포기하고, 언론사에서는 포털에 뉴스콘텐츠를 배포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그러면 아래의 시나리오로 진행될 듯 싶다. 


- 언론사들이 알아서 뉴스콘텐츠를 모아서 서비스하는 웹 서비스를 런칭할 것이다. 

- 네이버에서는 온라인 뉴스 사업부를 만들어(아니면 몇 개를 인수하든지) 자체적으로 뉴스를 생산할 것이다. (또는 알아서 포털 사이트에 몸을 낮추는 언론사들도 있을 듯) 

- 블로그나 SNS와 같은 새로운 형태의 뉴스 콘텐츠 생산 공간의 활성화(하지만 이는 전혀 현실적이지 않다)


결국 네이버에서 뉴스 콘텐츠를 포기하고, 언론사에서 포털에 뉴스 콘텐츠를 배포하지 않는 일 따윈 생기지 않는다.


언론사의 입장에서 뉴스 스탠드를 보자. 네이버는 싫지만 무조건 같이 가야하는 파트너다. 언론사 사이트로의 트래픽 대다수를 네이버에 의존하고 있는 이상 어쩔 수 없다. 따라서 언론사에서 이렇게 할 가능성이 높다. 


- 사용자의 뉴스 스탠드에 올라갈 수 있도록 자체적인 이벤트를 지속적으로 수행

- 자사, 계열사, 관계사 임직원들을 동원한 뉴스 스탠드 설정.

(하지만 이렇게 해도 뉴스스탠드 설정율은 높지 않을 것이다.)

-  클릭 후 뉴스 스탠드의 콘텐츠의 변화가 없을 것이다 즉, 뉴스 캐스트에서 문제가 되었던 낚시성, 자극적인 기사 제목이 그대로 유지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결국 사용자의 트래픽을 모아야 하니까.


따라서 뉴스스탠드도 일 년 지나서 다시 변경되지 않을까? (너무 시니컬한가) 


뉴스 콘텐츠의 본질적인 측면을 강화시켜야만 장기적인 경쟁력이 생길 텐데, 한국 언론 상황은 매우 열악해졌다. 


기자들 개인 경쟁력이 상당히 약해진 듯하고(나로선 읽을만한 기사를 보기 힘드니, 그마나 읽을 만한 건 인터뷰 기사 정도..ㅡ_ㅡ;;), 공부도 안 하는 것같고, 반대로 인터넷에는 전문 필자들이 운영하는 독립 매체나 블로그가 많아지고 있으니. 


언론사들은 포털에 의존하지 않으면서도 자체적으로 트래픽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 해답에는 언론의 본질적인 경쟁력 제고에 있지 않을까 싶다. 인터넷이라도 기사가 좋으면 돈 내고 읽을 이들은 상당할 텐데 말이다.


그나저나 뉴스스탠드는 사용자 입장에서도 보기 좋은 형태는 아니다. 사용자들이 나서서 반대할 수도 있다. (그럴 가능성도 충분하다. 나도 별로 보기 좋은 건 아니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