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siness Thinking/Design Thinking

IDEO, 세계 최고의 Creative Company

지하련 2006. 5. 30. 17:22


IDEO, 세계 최고의 Creative Company


매번 사람들을 매료시키는 혁신적인 제품 디자인으로 감탄사를 연발하게 만드는 디자인 회사가 있다. 전 세계 디자이너들이 들어가길 희망하는 곳. 애플, P&G, NASA 등 세계 유수의 기업들을 고객을 가지고 있는 이 회사. 과연 그 비결은 무엇일까.

언제나 관찰에서부터

일본 시장 내에서 데스크탑 컴퓨터로 최고의 입지를 구축하고 있던 NEC가 어느 날 IDEO에 도움을 요청하였다. 왜냐면 데스크탑 컴퓨터 시장에서는 승승장구하고 있던 NEC였지만, 노트북 시장에서는 맥을 추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리고 IDEO에서 ‘관찰의 달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던 제인 펄턴 서리(Jane Fulton Suri)가 바로 일본으로 건너가 디자인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시작한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일본으로 건너간 제인이 NEC에서 미리 준비된 자료들, 고객 조사 자료, 몇 번의 고객 미팅 등을 바탕으로 디자인 프로젝트를 수행하리라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제인이 일본에서 가서 가장 먼저 한 일은 NEC의 영업사원들을 쫓아다니는 것이었다. 최고의 디자인 제품은 디자이너의 기발한 상상력 속에서 탄생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을 향한 끈질기고 집요한 관찰에서 시작하는 것임을 IDEO의 제인은 알고 있었다. 일본으로 건너간 제인은 얼마 지나지 않아, 일본의 노트북 고객들이 처한 상황을 알게 된다. 늘 좁은 공간 속에서 생활하는 대다수의 고객들이 노트북을 선호한다는 것. 가정의 컴퓨터도 노트북인 경우가 많았고 사무실에서는 반드시 노트북이었다. 특히 영업사원의 경우, 사무실이 없는 경우가 많았고 책상이 없는 경우도 흔했다. 하지만 가지고 있는 것은 노트북. 필요한 기능은 데스크톱 컴퓨터 수준. 그러나 NEC의 노트북은 이를 충족시켜주지 못하고 있었다. 일본의 고객은 노트북에 플로피 디스크 드라이버가 내장되어 있어야 했으며 출장 나갈 때를 대비해 배터리 용량도 충분해야만 했다. IDEO는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한 노트북을 만들기 시작하는데, 이를 해결한 것이 바로 Versa 노트북이었다. Versa 노트북은 나온 지 6개월 만에 NEC 노트북의 시장 점유율을 두 배로 상승시켰으며 ‘BusinessWeek'에 대서특필되었다. 제인은 이렇게 말한다. “조사원에게 조사만 시키고 디자이너는 디자인만 하도록 해서는 안 됩니다. 디자이너를 조사원과 함께 보내 조사에 참여시키고 그 반대로 조사원을 디자이너에게 보내 디자인을 함께 연구하도록 해야 합니다.”

The Innovation Engine

IDEO의 조직 구성은 일반적인 기업들과 틀리다. 수직적이고 기능 중심적인 조직 구조가 아닌, 수평적이고 프로젝트 중심형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조직구성의 근간을 이루는 원칙을 IDEO는 ‘The Innovation Engine'이라고 부른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출처: Laura Weiss, Developing Tangible Strategies, Design Management Journal, Winter 2002



IDEO에서는 서로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을 모아 하나의 팀을 구성한다. 하나의 팀에는 Human Factors, Business Factors, Technical Factors 등으로 나누어 해당 Factors에 맞는 전문가들로 하나의 팀이 구성된다. 즉 하나의 문제에 각기 서로 다른 관점에서 접근할 수 있는 인력들로 구성되는 셈이다. 그리고 이들 팀원들은 프로젝트를 맡게 되면 제인이 NEC에서 했던 것처럼 자신들이 가진 전문 지식을 바탕으로 하여 고객/시장 관찰에 들어간다. 그리고 이러한 관찰 결과를 가지고 팀 내의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전문가들과의 커뮤니케이션 한다. 이러한 아이디어를 모아 곧바로 프로토타입을 제작하게 되고 이를 직접 사용해보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다. IDEO에서는 여름에 스키 고글 디자인을 맡게 되었을 때, 직접 디자인하고 제작한 고글 프로토타입을 실제로 사용해보기 위해 대형 냉동창고를 빌린 경우도 있었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IDEO 구성원들은 틀을 완전히 벗어난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내놓는다.  특정 부문에 고착된 전형적인 시각을 벗어나 새로운 관점에서 접근한 창조적인 결과물을 내놓게 되는 것이다. IDEO 구성원들은 IDEO의 여러 혁신 시스템 속에서 자연스럽게 어떤 문제에 대한 새로운 관점, 새로운 접근방식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IDEO의 Creativity

IDEO의 Creativity는 어느 한 개인의 천재적인 재능에 기댄 것이 아니다. 도리어 잘 조직화된 시스템, 팀웍, 지속적인 학습능력에 있다. IDEO에서 한 프로젝트를 맡으면 방대할 정도로 많은 분야를 연구하고 분석한다. 유저 그룹에 대한 탐구, 비즈니스 목표와 비즈니스 시스템 연구, 산업과 기술 트렌드 분석, 그리고 이러한 분석 자료를 새로운 관점에서 이해하고 받아들인다. ‘이론은 실전을 이기지 못한다’고 생각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이론에 약한 것이 아니다. 단지 ‘이론’이라는 틀 속에 자신의 생각과 창조성을 가두지 않으려 노력한다. 이러한 태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언제나 현장으로 나가 고객이 어떻게 사용하는지 파악하고 그들 자신이 고객이 되어 문제에 접근하기도 한다. 그들은 끊임없이 그들이 가지고 있는 틀을 깨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과정을 거쳐 나온 결과물에 대해선 치열한 토론을 거쳐 결정 내린다. 창조적 혁신을 이루기 위해선 위험을 무릅써야 한다는 사실을 IDEO 구성원들은 잘 알고 있다. 그리고 결국 시장에서의 반응이 나빴다고 하더라도 IEDO는 그 창조적 혁신을 멈출 생각이 전혀 없다. 틀에 박힌 시각과 관습적 생각으로는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