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련의 우주/Jazz Life

해마다 추석.

지하련 2013. 9. 22. 16:37



해마다 추석이 오고, 그 때마다 나는 기차에 몸을 싣고 내려간다. KTX 예매는 무척 어려운 종류의 일이 되었고 짧은 여행 시간마저도 꽤 고단한 일상이 되었다. 13시간이나 걸려 가던 여행 시간은 기억마저 가물가물한 옛날 일이 되었다.


내려가면 매일 회를 먹는다. 적어도 서울보다 저렴하고 신선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지만, 따지고 보면 막상 그런 것도 아닌데. 이번에는 마트에서 스미노프 한 병을 구입해 같이 먹었다. 





그리고 추석 다음 날엔 창원 해양공원엘 갔다. 세계 2차 대전 중, 1941년 뉴욕에서 만들어진 군함 한 척이 2013년 반도 남쪽 끄트머리 섬에 전시되어 있는 모습을 보면서 세월과 세상에 대해서 잠시 생각했지만, 바다는 잔잔했고 사람들의 일상은 전쟁과는 멀리 떨어져 있는 듯 했다. 


이제 만 두 살이 된 아들을 안고 군함에 올랐다. 그리고 바다를 쳐다보았다. 아들은 지나는 배마다 손짓을 하며, '배'라고 외쳤다. 나는 그 말 한 마디, 한 마디에서 '응', '응'이라고 대답했다. 저녁이 왔고 어김없이 생선 회를 먹었다. 사다놓은 스미노프를 다 마신 탓에 그냥 소주를 마셨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