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우주/미학연습

레비나스의 '죽음'

지하련 2013. 12. 17. 09:48


일요일 저녁, 레비나스에 대한 리뷰를 읽다가 레비나스의 문장을 옮겨적는다. 아련한 느낌이 든다.




주체가 어떠한 가능성도 거머쥘 수 없는 죽음의 상황으로부터 타자가 함께 하는 실존이라는 또 다른 특성을 끌어낼 가능성이 있다. (... ...) 미래는 손에 거머쥘 수 없는 것이며, 우리에게로 떨어져서 우리를 엄습하고 사로잡는 것이다. 미래, 그것은 타자이다. 미래와의 관계, 그것은 타자와의 관계 그 자체이다. 오로지 홀로 있는 주체 안에서 시간을 이야기한다는 것, 순수하게 개인적인 지속에 관해서 이야기한다는 것은 우리에게 불가능해 보인다. 

- <<시간과 타자>> 




죽음이 확실함일 수 있다는 것은 확실하지 않으며, 또 죽음이 무화의 의미를 가진다는 것도 확실하지 않다. (... ...) 현존보다 더 영향을 미치는 파열, 선험성보다 더 선험적인 선험성, 죽을 수 밖에 없음, 이것은 예측으로 환원할 수 없는 시간의 양상이며, 비록 수동적이지만 경험으로, 무의 이해로 환원될 수 없는 시간의 양상이다.

- <<신, 죽음 그리고 시간>> 




 나이가 들수록 '현 미래는 적대적이다'라는 생각을 떨치지 못한다. 나만 그런 것일까. 어제 하루 종일 컨디션이 좋지 못했다. 기분이 좋지 않았고 울적하기만 했다. 


그리고 사무실에서 거의 마지막으로 퇴근하고 난 뒤, 집에 오자마자 식사를 하고 바로 뻗었다. 하긴 그 시간도 오후 10시를 넘겼더라. 시간은 속절없이 흐르기만 하고, 내 인생의 열차는 끝도 없는 어두운 터널로 들어가는 듯하기만 하다. 


이번 겨울, 레비나스의 책 몇 권을 읽어야 겠다. 




시간과 타자

엠마누엘레비나스저 | 문예출판사 | 1996.01.30

출처 : 반디앤루니스 http://www.bandinlun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