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들의 우주/이론

딸과 떠나는 인문학 기행, 이용재

지하련 2014. 1. 26. 19:56

딸과 떠나는 인문학 기행

이용재(지음), 디자인하우스 



솔직하게 고백하자면, 나도 책 한 권 써서, 쓴 그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어 경제적인 위기에서 탈출하고 싶다,는 생각을 가끔 하게 된다. 아주 비현실적인 상상이긴 하지만, 혹시라도 뭔가 힌트를 얻을 요량으로 이 책을 읽었다. 나는 잘 팔리는 책과는 거리가 먼 필자에 가깝기 때문에, 잘 팔리는 책은 어떠한가 살펴보기 위해.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면서, 이 목적이 아니었다면, 정말 후회했을 것이다. 이 책은 글의 조탁(彫琢)이라든가, 단어의 선택, 문맥의 흐름 따윈 전혀 고려하지 않았고, 심지어 글의 내용과는 무관한 누군가의 리뷰가 글 초반에 인용되기도 하고(재미 삼아 옮긴 듯한) 인문학 기행이라고 하기엔 너무 빈약했고 마치 짧은 참고서 같은 느낌이었다.


하지만 인터넷 서점의 리뷰들은 대부분 좋다는 평가들로 채워져 있었으니, 나는 이 책의 문제 이상으로 독자들의 반응이 놀랍고 한편으로 우울해졌다. 마치 이 나라의 형편없는 정치가 생각 없는 국민들의 무책임한 투표와 정치 무관심에서 비롯되듯이, 한국의 저자들도 그런 위기에 처해있기 때문이다. 


나는 저자를 욕할 생각은 없다. 아마 나라도 그랬을 테니 말이다. 이제 책읽기도 티브이예능프로그램 보기와 비슷해지고 전업 작가라면 그 지점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점에서 이 책은 나에게 충분히 시사적이었다.  


 








딸과 떠나는 인문학 기행

이용재저 | 디자인하우스 | 2009.05.01

출처 : 반디앤루니스 http://www.bandinlun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