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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아란 영혼



 



현실을 직시하라 Confronting Reality 

래리 보시디, 램 차란(지음), 정성묵(옮김), 21세기북스 




2004년에 번역 출판된 책을 2016년에서야 읽는다. 인터넷서점에서 찾아보니, 이미 절판되었고 중고서적으로만 구할 수 있다. 이 책보다는 2002년 <<실행에 집중하라Execution>>이 더 유명하고 전세계적인 베스트셀러였지만, 이 책은 읽지 못했다. 다만 <<현실을 직시하라>>을 읽은 후, <<실행에 집중하라>>라는 그들의 전작도 읽고 싶어졌다. 


2004년에서 2016년 사이, 비즈니스 환경도 급변했다. 하지만 이 책이 아직도 호소력이 있다는 건, 비즈니스의 본질은 변하지 않았다는 뜻일 게다. 특히 최근 1년 동안 내가 경험한 것들, 내가 힘들어 했던 것들, 결국 도전했지만 한계를 드러낼 수 밖에 없었던 내 역량을 이 책을 읽으며 다시 되새길 수 있었다. 


이 책에서 래리 보시디와 램 차란은 결국 '리더십'에 대해 이야기하고 현실을 직시하는 리더의 사례를 들며 성공하는 기업을 꿈꾼다.  즉 사람 문제인 셈. 


책의 서두에서 저자들은 '대단히 비현실적인 리더의 6가지 습관'을 제시한다. 불과 2년 전이었다면, 이 습관들에 나는 속하지 않는다고 여겼을 것이다. 그러나 지난 1년 간 혼자 해결하기 어렵고 대단히 힘들고 외로웠던 프로젝트 환경 속에서 나는 6가지 습관 대부분을 보여주고 말았음을 이제서야 깨닫게 되었다. 



- 정보의 여과

이는 같은 시각을 가진 사람으로부터만 정보를 받아들이는 태도가 원인이다. 밖에서 안을 보는 것이 아니라 안에서 밖을 보는 조직에서 이런 태도가 흔히 나타난다. 

- 선택적 듣기

정보가 아무리 좋아도 의사결정자가 귀를 닫아두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가장 흔한 경우는 과거의 경험이나 선입관이다. 

- 희망적 해석

희망적 해석은 선택적 듣기의 주된 원인이다. (...) 가장 심각한 희망적 해석은 하늘 높은 줄 모르는 오만에서 비롯된다. 

- 두려움

틀릴까 봐 두려워 입을 다무는 경우도 많다. (...) 어떤 경우든 비즈니스 세계에서 두려움은 현실주의를 갉아먹는다. 

- 맹목적 헌신

구성원이 헌신할 때 위대한 일을 이룰 수 있다. 단, 지나치게 맹목적으로 달려들면 새로운 현실이 눈에 안 들어온다는 것이 문제다. (...) 상황이 변하고 새로운 방식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누구도 감히 소리내어 말하지 못한다. 

- 자본시장에 대한 비현실적 기대

문제는 많은 기업의 리더가 비현실적 성과의 노예가 되었다는 것이다. 


- 36쪽 ~ 40쪽 (일부만 인용함) 



위에서 '자본시장에 대한 비현실적 기대'는 2000년대 초반 '주주가치의 극대화'라는 기업 경영 트렌드를 반영한 단어다. 즉 단기간 실적과 주식 가치 평가에만 목을 매던 당시 경영자들의 잘못된 경영 방식을 지적하기 위한 표현이다. 


지난 1년을 돌이켜 보건대, 먼저 나는 프로젝트 상황을 보다 객관적이고 냉정하게, 즉 밖에서 안을 바라는 시선으로 바라보고 평가해야만 했는데, 내 스스로 자신만만했고 불성실한 팀원들을 너무 믿었다. 특히 내가 솔선수범하면 따라올 것이라 여겼지만, 따라오지 않는 사람들도 많다는 걸 이제서야 알았다. 


선택적 듣기와 희망적 해석은 냉혹한 현실에 대한 도피 성향과 맞물릴 때, 서로 강력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한다.  즉 현재 처한 환경에 대해 낙관적인 평가나 예측에 대해 귀를 기울이게 되고 이를 위한 여러 실천 방안에 의지한다. 문제는 실천 방안으로 제시된 것들을 완수한다고 해서 환경이 낙관적으로 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기엔 그 실천 방안이 진행되어야만 알 수 있고, 그 사이 시간은 흘러간다. 즉 상황이 돌이킬 수 없게 되었을 때야, 비로소 선택적 듣기를 했으며, '최선의 노력을 하면 잘 될거야'라는 것은 일종의 도피이며 희망적 해석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안 되는 것은 안 되는 것이다. 즉 전략 방향을 수정하고 보다 강력한 조치를 단행해야 한다. 하지만 전략 방향 수정이나 보다 강력한 조치라는 것은 그만큼의 희생이 따르기 마련이며 주위의 반발을 불러올 수 있다. 특히나 중간 관리자나 최종 의사결정권자에게도 마찬가지 부담이다. 두려운 것이다. 이런 심적 부담은 겪어본 사람들만 알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종종 이런 두려움에 지고 말았다. 


그리고 나는 내 스스로 맹목적 헌신을 했다. 최근 들어 일에 있어서는 실패하지 않았던 내 경험에 비추어 할 수 있을 것이라 믿었고 스스로 채찍질을 했던 셈인데, 이게 잘못된 선택이었다. 결국 나는 너무 자신만만했다. 


저자들은 비즈니스 환경 변화에 적응하고 위기 상황에 처한 기업을 다시 일으켜 세우기 위한 리더의 지침을 이렇게 정리한다. 



첫째, 위기 상황에서 과거보다는 현재와 미래의 환경을 올바로 이해하고 예측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 둘째, 어떤 행동을 취할 지 결정하기에 앞서 고객 기반을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는 것. 셋째, 자신의 조직을 철저히 분석해야 한다는 것. 변화를 주도할 만한 인재와 기업문화가 있는가, 그렇지 않다면 어떻게 해야 적합한 인물을 적재적소에 배치할 수 있을까를 말이다. 넷째, 선택한 행로에 혹시 있을지 모르는 걸림돌에 주의하면서 변화의 과정을 끊임없이 점검해야 한다는 것.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교훈은 위기에 맞서되 사고의 틀에 갇히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과거의 방식이나 통념에 얽매이는 태도는 파멸로 향하는 지름길이다. 오늘날과 같은 시대에는 더더욱 그러하다. 

- 156쪽 ~ 157쪽 



책의 후반부는 리더에 대해 서술하고 있다. 당연한 이야기다. 결국 우리들 중의 일부는 리더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제대로 된 리더만이 조직을, 기업을 성공의 길로 이끌 수 있다. 나이가 들고 작은 조직이긴 하지만, 중간 관리자가 된 이후 리더십의 문제는 나에게 가장 중요한 화두였다. 


나는 수평적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열렬한 옹호자였으며, 조직의 자율성에 대한 믿음이 너무 강했으며, 채찍 대신 당근을 선호했다. 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수평적 커뮤니케이션 대신 수직적 커뮤니케이션, 자율 대신 강력한 규율, 그리고 채찍을 들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확실히 내 성향은 전자이지만, 리더는 전방위적이어야만 한다. 


어쩌면 이 책은 우리에게 부담스럽고 실천하기 어려운 과제를 제시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책 중반, 비즈니스 모델을 언급하면서 경영 전략서처럼 읽히게 하지만, 다 읽고 나면 리더에 대해서만 강조하고 리더는 모든 걸 다 해야 한다는 식으로 이야기하고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렇게 리더가 되는 건 사실이다. 그러니 나도 이 책에서 제시된 바, 여러 지침들을 다시 한 번 되새겨볼 생각이다. 나이가 든다는 건 그만큼의 책임이 따른다는 것이며, 책임에는 반드시 그에 상응하는 의사결정권까지 온다. 결국 우리는 모두 어딘가에서 리더십을 발휘해야만 한다. 그러니 제대로 된 리더가 되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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