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우주/예술가

한영수 (1933 - 1999)

지하련 2019. 10. 28. 00:09


밀린 신문을 읽다가 '한영수'를 발견한다. 사진가다. 자세히 알진 못하나, 광고 사진가로 유명했다고 한다. 가끔 광고 사진가라고 하면, 상업 사진가로 이해한다. 전형적인 방식으로 시선을 속이며 자극하며 사람을 끌어당긴다고. 하지만 한영수 앞에선 이러한 생각은 편견이 되어 무너진다. 실은 그의 광고 사진을 검색해도 잘 나오지 않는다. 도리어 광고 사진보다는 젊은 시절 그가 찍었던 전후 서울의 모습만 빼곡하게 검색된다. 


그래서 한영수는 우리에게 지나간, 경험하지 못한, 아련하게, 소문으로만 떠돌던 그 때 그 장소를 비밀스럽게 드러낸다. 우리는 우리의 과거를 알지 못한다. 흔적도 없었다. 그 땐 배고프고 힘들고 아팠다는 소리만 들었다. 그러나, 한영수 사진 속의 서울은 그렇지 않다. 


어쩌면 그 때 그랬던 곳이 비단 서울 뿐이었을까. 도리어 지금 서울이 더 힘들진 않은 걸까. 몇 장의 사진만으로도 우리는, 나는 많은 고민을 하기 시작한다. 사진이 가진 힘은 여기에 있는 건 아닐까. 잠시, 혹은 오래 사진을 들여다 본다. 

 







ICP에서도 전시하였는데, 아래 웹페이지의 동영상은 눈여겨 볼 만하다. 

https://www.icp.org/exhibitions/han-youngsoo-photographs-of-seoul-1956-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