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들의 우주/문학

어두운 밤 나는 적막한 집을 나섰다, 페터 한트케

지하련 2002. 5. 2.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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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터 한트케, "어두운 밤 나는 적막한 집을 나섰다", 문학동네.



힘들게 읽은 작품. 몇몇 뛰어난 문장들이 눈에 보임. 그러나 전체적으로 어떤 내용인지, 그냥 일반적인 소설 읽듯이 읽어선 접근하기 어려움.

구성의 치밀함이 있는 듯 하나, 그것을 알기에는 지하철은 무척 안 좋은 공간이었음. 힘든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가장 적당한 텍스트는 헐리웃 영화인 듯함.

이 소설, 무척 재미없음. 예술이 대중과 멀어지는 이유는 그 어떤 것도 이 세상에 대한 해답을 가지고 있지 못하기 때문인데, 페터 한트케의 작품도 여기에 포함됨.

최근 라이프니츠의 '모나드'를 다시 떠올리게 되었는데, 그 이유는 예술이 스스로의 담을 쌓고 그 속에서 완결된, 무척 행복한 자기 변명의 구조를 만들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임. 그런데 이것은 천천히 현대인의 삶을 구축해 내가고 있음.

전형적인 여행 소설임. 여행이라는 측면에서 보자면, 무척 훌륭함. 자기 완결적 구조를 가지고 있음. 떠남과 돌아옴의 순환 구조. 영혼의 성장을 테마로 함. (그러나 이것은 작가의 의도된 거짓말일 수 있음. 때때로 위대한 서사시의 저자들이 행하였듯이 어떤 '환상'에 충실하게 봉사한 것일 수 있음)

나중에 다시 기회가 된다면, 읽어보겠지만, 다시 읽는다 하더라도 재미없을 듯함.

(* 페터 한트케는 전후 독일 문학에 있어서 무척 중요한 작가이다. 그러므로 내가 한트케의 세계를 낯설게 받아들이는 경우일 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