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련의 우주/Jazz Life

레퀴엠

지하련 2002. 8. 4. 17:17


모짜르트의 레퀴엠을 듣는다. 종일 집 밖으로 두 번 나갔다. 어제는 한 번 나갔다. 다 먹기 위해 밖으로 나갔다. 먹는다는 것만큼 서글프고 고달픈 것도 없다. 이건 정기적으로 여자와 자는 것과 비슷하다. 그렇다고 해서 후자의 경우처럼 어떤 애정이나 감미로움이 흐르는 것도 아니다.

모짜르트 음악의 최고는 '레퀴엠'이 아닐까 싶다. 이야말로 음악에 대해 문외한인 이가 떠드는 것이긴 하지만.

위 앨범은 영화 <아마데우스>의 O.S.T이다. LP Side 4에 레퀴엠이 실려있다. 그 외 모짜르트 레퀴엠 앨범만 두 장이 있는데, 다음 기회에 소개할까 한다.

'장송곡'이라, 좀 그렇긴 하지만.

하루키의 유쾌한 말은 듣는다면 당신도 장송곡을 좋아하게 될 것이다.

"죽은 자를 칭송하는 건 기분좋은 일이다. 젊어서 죽은 사람은 더더욱 그렇다. 죽은 자는 배반하지 않고 반격도 하지 않는다. 나이도 먹지 않고 머리카락이 듬성듬성 빠지지도 않으며, 배도 안 나온다. 그들은 그저 조용히 죽은 상태로 있을 뿐이다."
- 무라카미 하루키, '짐 모리슨을 위한 Soul Kitch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