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우주/리뷰

조숙진 전, 아르코미술관

지하련 2007. 9. 17. 17:02

Sook Jin Jo 
A 20 Year Encounter with Abandoned Wood:
Selected Artworks from New York

아르코미술관. 8.31 - 9.30



만남이란 가슴 떨리는 신비다. 그 신비가 소란스런 대학로 한 가운데로 왔다. 흐트러진 질서와 무표정한 낡은 빛깔들로 채워진 나무들이 우리와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 조숙진의 작업은 세월의 파편 하나하나를 안고 쓰러져 시간의 먼지를 먹고 있던 나무 조각조각들 꺼내어 다시 구조화한다. 그런데 그 구조화는 ‘공간’(컨텍스트) 속에서의 ‘설치와 해체’(텍스트화) 속에서 이루어져, 가변성과 우연성을 동반하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열려있는 성격은 관객과의 참여 속에서 더욱 견고해지는 메타포를 지니게 된다.


나무의 상징은 복합적이다. 생명의 탄생과 소멸을 의미하기도 하고, 동양과 서양의 주술적 세계의 상징으로 기능하기도 한다. 때로는 종교적이기도 하고 때로는 즉물적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러한 해석은 조숙진의 작업을 도리어 너무 난해하고 어렵게 만들 여지가 있다.

도리어 간단하게 한 때 찬란한 푸른 빛깔로 반짝였을 나무들이 이젠 낡고 버려진 채 세상의 구석진 곳을 떠돌다가, 우연찮게 조숙진의 손으로 들어가 다시 새로운 모습과 의미로 다시 사람들 앞에 섰다는 것. 만남이란 가슴 떨리는 신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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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Things Work Together, 2004, found wooden objects, site-specific installation: 12x 35x30 fe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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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Things are Born of Being VI, 1998-99, mixed media on wood, 59x46 3/4x 9"




* 전시 관람을 추천합니다. 현대 미술에 대한 이해를 도울 수 있는 좋은 전시입니다.
* 이미지 출처: http://www.sookjinjo.com/  작가의 웹사이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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