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들의 우주/비즈

성공하는 CEO들의 일하는 방법, 스테파니 윈스턴

지하련 2008. 1. 18. 23:15



성공하는 CEO들의 일하는 방법(Organized For Success)

스테파니 윈스턴(지음), 김경섭(옮김), 3mecca.com




나는 ‘정리’와는 거리가 멀다. 어수선한 감수성만큼이나 책들도 어수선하게 꽂혀있고 CD와 LP는 걸핏하면 방바닥에서 나와 잠자리를 같이 하며, 책은 두 세 권을 동시에 읽는다. 직장 생활 때는 어수선한 책상으로 악명을 떨쳤다. 그런 책상 속에서 보고서가 나오는 걸이 신기할 정도였다. 어수선해질 때마다 정리하는 것도 여러 번, 정리하기가 무섭게 금방 어수선해지는 책상을 보면서, 마음 한 켠에는 어느새 ‘어떻게 하면 정리정돈을 잘 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이 커져만 가고 있었다.

이 책은 나에게 그 고민을 해결할 수 있다는 희망을 안겨주었다. 이 책의 저자인 스테파니 윈스턴은 ‘업무관리(Organizing) 분야’의 세계적인 전문가라고 한다. 한 마디로 ‘일을 하는 방법’에 대한 조언과 컨설팅을 한다고 볼 수 있겠다. 그녀는 이 책을 쓰게 된 배경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한다.


그런데 어느 날, 나는 흥미롭고도 놀라운 사실을 하나 발견했다. 그 동안 나는 CEO와 가장 가까운 자리에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컨설팅을 수행해왔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조직의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대기업의 CEO 자리에 올라선 사람 중 그 누구도 내게 개인적인 시간관리와 체계적으로 일하는 방법에 대해 도움을 요청한 적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던 것이다.
그들도 바쁘기는 매 한가지일 것이다. 그래서 나는 궁금해졌다. 틀림없이 CEO를 포함해서 승진을 통해 정상에 오른 모든 경영자들도 매일 우리와 똑 같은 체계적으로 일하기 및 시간관리 문제에 봉착할 것이고, 또한 그것을 신속하게 해결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왜 내게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을까? 그들은 어떻게 그렇게 부족한 시간으로 그토록 많은 성과를 낼 수 있었을까? 그들만이 알고 있는 어떤 비결이라도 있는 것일까?
- 32쪽



그녀는 본격적으로 CEO를 탐구하기 시작한다. 탐구 분야는 CEO의 철학이나 리더십이 아니라, 그들은 어떻게 일을 하는가, 그들은 어떻게 의사결정을 하며, 어떻게 그토록 깨끗한 책상을 유지하는가 였다. 그 결과물이 바로 이 책이다.

책의 목차만으로 책 내용을 알 수 있다.

 

1. 가차없는 서류정리: 경영자들은 책상을 어떻게 깨끗이 하는가?
2. e-메일의 무질서 극복하기
3. 해야 할 일 리스트: 핵심 시간관리 도구
4. 일정표/플래너 기술
5. ‘캡쳐북’: 재미있는 잡기장
6. 경영자들이 효과적으로 일하게 하는 첨단기술
7. CEO들의 전화 활용법: 최고경영자들은 어떻게 전화를 강력한 도구로 만드는가?
8. 체계적으로 일하는 경영자의 하루
9. 현명하게 일하기: 시간절약과 생산성증대 방법
10. 잘못된 믿음 ? 다중작업: CEO들은 다중작업을 하지 않는다
11. 우선업무 관리하기
12. 효과적인 회의: 최고 경영자의 필수도구
13. 업무중단(방해)요소의 이상한 힘
14. CEO들의 전략 따르기



책 내용 중 흥미롭고 바로 적용할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을 한 번 옮겨본다. 그 중 하나가 책상 깨끗하게 만드는 법이다. 스테파니 윈스턴은 이를 ‘TRAF(버전처파) 시스템’이라고 부른다. 예를 들어 책상 위에 어떤 문서가 올라왔다. 대부분의 CEO들은 이렇게 처리한다.


버린다(Toss) : 관심 없는 것은 가차없이 휴지통에 버린다.
전달한다(Refer) : 관계 있는 사람에게 전달한다.
처리한다(Act on) : 바로 그 자리에서 처리한다. 바로 처리할 수 없을 때에는 ‘추후 협의’로 분류하여 따로 처리해 책상 위에서 치운다.
파일한다(File) : 자료로 수집해야 할 내용을 경우에는 따로 정리해둔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한 가지에만 집중하는 것이다. ‘그들은 주제가 무엇이건 간에 하나의 서류가 완전하게 처리될 때까지 절대로 집중력을 잃지 않는다. 그들은 겨우 10여 초 남짓 집중해서 응시할 뿐이다. 그러나 그 10초 안에 그들은 TRAF(버전처파) 결정을 내리고 모든 정리를 끝냈다. 각각의 서류는 폐기, 폴더 보관, 추후 협의, 또는 간단한 메모와 더불어 처리함 속으로 들어갔다.’ CEO들은 e-메일도 이와 같은 형태로 처리하였다.


많은 사람들은 다중 작업(멀티태스킹)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빌 게이츠는 헬스용 자전거 페달을 밝을 때는 아무 것도 읽지 않는다.’ 그들은 다중 작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 짧은 시간에 최대한 집중해서 많은 것들을 처리할 뿐이다. 도리어 최대한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그리고 시작한 일은 그 자리에서 반드시 끝을 낸다. 거의 강박에 가까운 태도를 가지고 일을 끝낸다.


이 책에는 업무 처리에 대한 많은 내용들이 담겨있다. 그 동안 이런 종류의 책에 대해 그다지 흥미를 못 느끼고 살았다. 하지만 바로 적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그리고 적용한 뒤 업무 효율이나 시간 관리 면에서 바로 효과를 볼 수 있다. 굳이 이 책을 읽지 않아도 되는 사람도 있다. 그들은 완벽한 집중력이면서 대부분의 일을 그 자리에서 처리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성격의 소유자일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나 같은, 어수선한 감수성과 다중 작업에 대한 환상, 주의력 산만, 뒤로 미루기 좋아하는 성격, 한 번 집중하는 것이 꽤나 어려운 사람에게는 이 책은 좋은 처방이 될 수 있겠다.







성공하는 CEO들의 일하는 방법 - 10점
스테파니 윈스턴 지음, 김경섭 옮김/3mecca.com(쓰리메카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