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우주/예술사

슬픔의 아테나

지하련 2003. 12. 19.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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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Contemplating Athena>
BC 455∼450 아테네 출토
아테네 아크로폴리스 미술관
(Acropolis Museum, Athens)
Grand Collection of World Art


고전주의, 그러니까 인생에 있어 모든 것을 해명할 수 있고 모든 것이 가능하다고 믿으며 그 모든 것들이 하나의 원리, 원칙에 의해서 움직인다고 믿었던 삶과 예술에 대한 태도는 결국에는 우울함을 띄게 되는 것같다. 

그리스 고전기의 작품이지만, 다른 고전주의적 작품들과 달리 이 부조에서는 어떤 우울함이 묻어나온다. 그것은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냄, 전투에서 벗의 죽음, 시간의 덧없음, 그러니깐 본질적으로 모든 것은 변하고 흔적없이 사라진다는 것을 보여주는 듯하다.

실은 그리스 문화의 이면에는 이런 것이 내재해 있었다. 헤라클레이토스의 세계관이 주류였으며 연극 양식 속에서는 끊임없이 데우스 엑스 마키나를 요구했던 것이다.



* 데우스 엑스 마키나 : 그리스 연극에서 볼 수 있는 '기계적 신', 스토리가 어떤 문제(갈등)을 향해 가다가 그 문제를 등장인물들에 의해선 해결 불가능한 지점에 이르면 나타나는 문제 해결의 신. 유사하게 호메로스의 <오디세우스>에서의 '아테나'여신의 역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