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siness Thinking/e-Commerce

창업과 창의성

지하련 2008. 11. 12. 20:23



1. 온라인 쇼핑몰 창업

2) 창업과 창의성



냉장고를 추운 알래스카에서 판매할 수 있을까? 아니면 중동 사막 한 가운데에 석유난로를 판매한다면? 이젠 너무 식상해져 버린 이야기일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추운 알래스카에도 냉장고가 필요하고(지구온난화가 심각해지기 이전에), 중동 사막 한 가운데에서도 석유난로는 필요하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해당 지역의 날씨와 일상 생활에 대한 세밀한 관찰이 요구된다.

알래스카는 춥다. 그냥 추운 정도가 아니다. 아무리 단열을 잘 해놓아도 종종 다 외출하고 텅 비게 되어 난방을 하지 않는다면, 금방 실내 온도는 내려가버린다. 음식이 상하지 않는 대신 얼어버리는 것이다. 냉동시설은 필요하지 않지만, 어느 온도 이하로는 내려가지 않는 장치가 필요하다. 알래스카에서 냉장고가 팔리게 된 계기는 여기에 있다. 한 여름날 시원한 물을 마시기 위해서가 아니라, 추운 날씨에도 적절한 온도에서 얼지 않은 음식을 먹기 위해서 냉장고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려준 것이다. 최근 몇 년 사이 지구 온난화가 심해져 알래스카에도 냉동실까지 필요하게 되었지만 말이다.

사막의 날씨는 일교차가 큰 것으로 유명하다. 한 낮에는 뜨거운 태양으로 수십 도까지 온도가 올라가고, 한 밤 중에는 낮에 언제 그랬냐는 듯이 온도는 영하로 떨어진다. 중동 사막에서 석유난로는 한 밤 중에 필요하다. 중동 지방이기 때문에 석유는 풍부하고 값이 싸다. 석유난로를 팔 수 있었던 것도 바로 이러한 사막 기후 속에서 사는 사람들의 일상을 아주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석유난로를 팔아서 중동 시장에서만 80% 이상의 점유율을 가지고 있는 기업은 ‘파세코’라는 한국의 작은 중소기업이다.

다른 사람들이라면 어떻게 생각했을까? 알래스카에서 냉장고를 팔 수 있는 사람은 알래스카 사람들의 일상을 아주 자세하게 관찰하고 냉장고가 필요한 이유를 찾아내었다. 냉장고가 가진 기능 - 적당한 온도로 계속 유지해주는 것 - 을 잘 알고 있었고 이를 알래스카 사람들의 일상 생활 속에서 필요한 지점을 찾아낸 것이다. 즉 면밀한 관찰이 선행되었다. 이는 중동 지역에서 석유난로를 판매한 ‘파세코’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얼핏 보기에도 놀랍고 창의적인 접근 방식이지만, 이 아이디어를 찾기 위해서 먼저 자세한 관찰이 선행되었음을 알 수 있다. 해당 비즈니스나 아이템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는 사람은 그 분야에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낼 수 없음은 당연한 이치다.

이는 온라인 소매 시장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온라인 소매 시장이 시작되었을 무렵에 생겨서 아직까지 온라인 소매 시장의 최고 기업으로 인정받는 아마존닷컴(www.amazon.com)도 이런 조사와 관찰이 선행되었다. 아마존닷컴의 창업자 제프 베조스는 온라인 소매 시장에 대한 성공 확신을 가지자 마자, 다니던 은행을 그만두고 시애틀의 집 차고에 사무실을 꾸린다. 그는 새롭게 떠오르는 인터넷에 대해서는 알아주는 전문가였지만, 그것은 공학도의 입장이었을 뿐이다. 은행에서 했던 일도 전산 관리 시스템 구축이었다. 그런 그가 창업을 준비하면서 최초로 했던 일련의 일들은 바로 시장 조사였다. 온라인 쇼핑몰에 가장 적당한 아이템을 찾기 위한 과정이었다. 그 결과 최종 아이템은 ‘책’이었다. ‘책’은 다른 상품들과 비교해 배송하기가 쉽고, 저자, 출판사, 책 내용에 대한 설명과 함께 책의 몇 페이지를 이미지로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고객이 결정을 낼 수 있다는 점이 고려되었다. 그의 회사는 창업하자마자 인터넷 비즈니스의 최고 기업으로 인정받았으며, 몇 년간의 지속된 적자에도 불구하고 흑자 전환에 성공하였으며 이후 계속 성장하여 아마존에서 판매하지 않는 상품이 없을 정도로 많은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아마존닷컴은 제프 베조스의 전문 지식과 면밀한 시장 조사 결과로 탄생될 수 있었다.


www.amazon.com의 여성의류 코너
(온라인 종합 소매몰(카테고리킬러)가 되려는 아마존의 전략에 대해서는 초반의 우려가 있었으나, 최근에는 안정적인 궤도에 올라간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아마존의 초기, 고객 마케팅에 대해서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비즈니스에서 요구되는 창의성(Creativity)

종종 사람들은 창의성이란 타고 나는 것이라고 오해하기 쉽다. 또는 갑자기 떠오르는 아이디어라고 생각하기도 하다. 그래서 마냥 기발하고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르길 기다린다. 과연 아이디어가 떠오를까?
(제프 베조스의 '아마존'도 갑자기 떠오른 아이디어가 아니다. 그는 이미 인터넷에 대해 많은 정보를 알고 있었다. 그는 이 정보를 바탕으로 해서 단계적으로 사업 구상을 한 것이다.)

날이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는 온라인 쇼핑몰 사업 환경에서 창의성은 반드시 필요한 능력이다. 하지만 비즈니스에 있어서 창의성은 의도적으로 계발된 개인이나 조직의 능력이다. 타고 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노력해서 만드는 능력들 중의 하나다. 창의력 교육은 자라나는 어린 아이들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사업에서 큰 수익을 거두어 성공하고자 하는 어른들에게 필요하다.

비즈니스에서 창의성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세하고 집요한 관찰력이 요구된다. 앞서서 인용한 사례에서 우리는 관찰의 중요성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 관찰은 그냥 바라보고 정리하는 것이 아니다. 이런 관찰은 누구나 할 수 있다. 이런 종류의 관찰이란, 자신이 운영하는 온라인 쇼핑몰에 하루에 몇 명의 사람이 방문했는지는 쇼핑몰 관리자 모드에 들어가 로그 데이터를 보는 것과 같다. 이는 온라인 쇼핑몰이 아니라 로그 분석 데이터가 쌓이는 모든 웹사이트에서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이 관찰 결과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비즈니스의 방향은 180도 달라진다.

어떤 이는 알래스카에 사는 사람들의 일상을 보면서 냉장고를 팔 수 없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마을을 둘러보면 온통 눈이고 얼음인데, 음식이 상할 이유를 찾을 수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어떤 이는 주변이 온통 눈이고 얼음이어서 얼지 않으면서 항상 일정한 온도를 유지해주는 기계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한 사람은 그 곳에서 냉장고를 팔 생각을 아예 하지 않았고 한 사람은 냉장고를 팔았다.

관찰 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문제(이슈) 파악’이다. 이 때, 남과 다르게 볼 수 있어야 한다. 모든 사람들이 그렇다 라고 할 때, ‘과연 그럴까?’, ‘왜 그럴까?’ 라고 의문을 던질 수 있어야 한다. 관찰하면서 끊임없이 의문을 가지면서 접근해야 하고 이러한 접근의 과정 속에서 문제나 이슈가 발견된다. 모든 검색 사이트들이 디렉토리 서비스를 중심으로 한 포털 사이트로 향해갈 때, 그것에 의문을 가진 사이트도 있었다. 그것이 바로 구글이다. 이렇게 구글은 다른 검색 사이트들과 자신을 차별화시켰다. 그리고 검색 기능 강화에만 전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구글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아성을 위협할 정도로 크게 성장했지만, 야후(www.yahoo.com)를 제외하고는 인터넷 초기에 인정을 받았던 검색 사이트인 알타비스타(www.altavistat.com)나 라이코스(www.lycos.com), 익사이트(www.exite.com)등은 예전의 영화가 무색할 정도로 인기가 떨어졌다. 

www.yahoo.com의 첫 화면

 
www.google.com의 첫 화면


구글의 운영자들은 검색 사이트들을 관찰하고 검색을 하는 사용자들을 관찰한 결과, 검색 결과에 무게 중심을 두었다. 하지만 야후를 위시한 다른 검색 사이트들은 검색이 아니라 검색을 기본으로 하는 다른 콘텐츠들에 무게를 두었다. 똑 같은 관찰 결과를 두고 사업 전략 방향은 판이하게 다른 것이다. 차별화 전략은 관찰 결과를 두고 어떤 의미를 두고 어떤 실행 전략을 세우느냐에 따라 정해진다. 야후와 구글의 첫 화면은 이 두 기업이 어떻게 다른 전략을 수행하고 있는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야후는 구글과 차별화하고 있으며, 구글은 야후와 차별화하고 있다. 

(야후는 인터넷 산업 초기, 최고의 기업으로 대접받았다. 하지만 지금은 MS의 인수설이 떠도는 기업이 되고 말았다. 그 점에서 구글은 초기 소수에게만 알려진 검색 엔진에 불과했으나, 지금은 MS의 강력한 경쟁상대로 부상했다. 확실히 자신의 핵심 경쟁력이 무엇인지 알고 그것에 집중하는 기업이 장기적으로 성공한다는 사실을 구글과 야후의 사례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문제나 이슈를 찾아내면, 이것에 대해 답을 내리거나 해결 방안을 찾아내기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 이 때 필요한 것이 자료 조사, 고객 인터뷰와 같은 시장 조사이다. 이 과정을 통해 해결 방안을 도출하고 도출된 방안이 타당한지 검증한 후 적용한다. 대기업이라면 이런 과정은 정확한 프로세스를 거쳐서 이루어질 것이다. 하지만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면서 이 과정은 압축적으로, 그리고 상시적으로 수행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이제까지 설명해 왔던 프로세스를 익히고 있어야 한다.



위 도표는 하나의 현상에서 시작해 해결 방안을 찾고 이를 적용하는 과정을 단계별로 정리한 것이다. 실제 비즈니스에서 각 단계는 서로 별개라기 보다는 유기적으로 이어져 있는 경우가 많다. 관찰에서부터 해결책 도출까지 바로 이루어지는 경우도 있다. 이는 그 전에 해당된 현상이나 문제에 대해 이미 충분한 지식이 습득되어 있을 경우에 속한다. 어느 온라인 쇼핑몰 운영자가 경쟁 쇼핑몰에 비해 관련 정보가 부족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 동안 콘텐츠의 중요성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온 사람이라면, 금방 해결책을 찾을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은 오랫동안 콘텐츠 때문에 고생을 하게 될 것이다.

지금 이 책을 읽고 있는 당신이라면 어떻게 쇼핑몰의 콘텐츠를 빠른 시간 안에 만들어낼 수 있을까? 이를 간단하게 Tree 형태로 풀어보면 아래와 같다.



이러한 Tree형태를 이용하는 방식을 Idea Mapping이라고 부른다. 해당 주제 해결 방안에 대해 첫 번째 분류로 나누고, 이를 다시 분류하는 방식을 취한다. 위에서는 비용 투자의 유무로 첫 번째 분류를 나누었다. 이를 아래와 같이 콘텐츠 작성자로 나눌 수도 있다. 

이렇게 하였을 때, 콘텐츠를 확보하고자 하는 운영자가 취할 수 있는 해결 방안을 명확하게 볼 수 있다. 이는 일종의 결과물에 가깝다. 이 작은 도표 하나를 그리기 위해서 콘텐츠를 확보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에 대한 조사와 사례를 분석하였을 것이며, 그 결과 이 도표가 나온 것이다. 그리고 이 중에서 운영 중인 쇼핑몰 상황에 가장 잘 맞는 해결책을 선택하면 될 것이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는 체계적인 접근을 바탕으로 생성하는 논리적인 결과물에 가깝다. 먼저 섬세한 관찰과 풍부한 자료 조사와 경험이 요구되고 이를 사업화할 수 있는 체계적인 구조화가 요구된다. 위에서는 이러한 방식에 대해서 간단하게 설명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