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우주/리뷰

'슬픔의 성모'(Stabat Mater), 페르골레지

지하련 2008. 12. 31. 15:15



어느새 2008년의 마지막 날이다. 나이가 들수록, 시간 가는 게 빠르다는 생각을 곧잘 하게 된다. 올 한 해 안 좋았던 일도 많았고 좋았던 일도 여럿 있었다. 되새겨보면, 결국, 참 힘들었다고 해야 할 것이다. 다행히 많이 배웠다고 생각하고 있다.

얼마 전 만났던 어떤 이는, 나이가 들수록 클래식 음악이 좋아진다고 했다. 나도 그랬던 걸까. 그렇다고 해서 재즈를 듣지 않는 것도, 가요를 듣지 않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클래식 음악이 가지는 미묘한 깊이가 날 감동시키곤 한다. 최근 들어 더욱 더 그렇다. 그 중에서도 페르골레지는 언제나 날 울린다.

지오바니 바티스타 페르골레지(Giovanni Battista Pergolesi)는 26살에 죽은 비운의 작곡가였다. 대중에겐 잘 알려져 있지 않고, 그도 그럴 것이, 그가 남긴 작품이란 몇 곡 되지 않는다. 어떤 작품의 경우 페르골레지의 작품으로 잘못 알려져 있는 경우도 있었다.

'Stabat Mater'를 영어로 옮기면, 'the Mother was standing'가 된다. 이 곡의 처음은 'Stabat mater dolorosa'은 'The sorrowful mother was standing.'의 뜻이다. 조각이나 회화에서 '피에타'가 있듯이 음악에서는 '스타바트 마테르'가 있는 셈이다.

많은 작곡가들이 'Stabat Mater'를 작곡하였으며, 현대의 아르보 페르트도 이를 작곡하였다. 하지만 그 중에서 페르골레지의 음악이 가장 유명하고 인기가 많다. 그만큼 흡인력이 있고, 우울하며, 슬프고, 아련한 세계를 보여준다. 데카르트처럼 동적이며 밝은 곳을 향하는 듯한 바로크 시대에, 파스칼이 있었듯이, 견고하고 밝은 세계 옆에 이토록 어둡고 음울한 세계도 있었다. 꼭 슬픈 빛깔의 귀도 레니 작품을 마주하는 듯한 느낌이랄까, 아니면 바로크 예술 속에 숨겨진 어둠의 기운이라고 해야 할까.

아래 음반들은 내가 가지고 있는 음반들이다. 모두 콘체르토 이탈리아노의 연주, 리날도 알레산드리니의 지휘로 녹음된 음반들이다. 이 중 하나만 가지고 있으면 된다. 가지고 있던 시디에 문제가 생기는 바람에 더 구입하게 되었다(시디가 영구적이라느니, LP보다 음질이 낫다느니 하는 말은 관련 업체의 영업 문구일 뿐, 영구적이지 않고 음질이 낫지도 않다. 특히 시디에 문제 생기면 버려야 한다. 음질의 경우에는 LP로 (시디 수준의) 깔끔한 소리를 듣기 위해선 어느 정도의 비용 투자가 필요하다는 점이 걸림돌이긴 하다).



* 텍스트 : http://en.wikipedia.org/wiki/Stabat_Mater 





[수입] 페르골레지 & 스카를라티 : 스타바트 마테르 (슬픔의 성모) - 10점
스카를라티 (Alessandro Scarlatti) 외 작곡, 알레산드리니 (Rinaldo/NAIVE


[수입] 페르골레지 & 비발디 : 스타바트 마테르 [Digipak] - 10점
비발디 (Antonio Vivaldi) 외 작곡, 알레산드리니 (Rinaldo Alessa/NAI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