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련의 우주/Jazz Life

강남으로 출근하다보니,

지하련 2009. 1. 14. 09:31


일찍 일어나기 위해서는 일찍 자야된다. 늦게 자면서도 일찍 일어나는 사람을 부러워 했는데, 부러워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최근에 깨달았다. 하지만 자정이 되기 전에 잠을 청한다는 건 바쁜 현대인에게 꽤 어려운 일이다. 나같이 이것저것 좋아하는 것들이 많은 인간에겐 특히나.

어제부터 삼성동에 있는 사무실에 출근을 시작했다. 작은 Web Service 회사로, 전형적인 IT 기업이면서, Early Adopter와 Early Majority 사이의 캐즘(Chasm)을 넘지 못하고 있다. 캐즘을 넘기 위한 여러 가지 전략이 요구되는데, 그 전략의 일환으로 내가 합류하게 된 것이다. 뭐, 비즈니스의 근본은 다 비슷하고, 불과 4년 전만 하더라도 나는 IT와 전략 컨설팅을 하고 돌아다녔으니.

그리고 미술 시장이 꽁꽁 얼어붙다보니, 나같이 시작한지 채 몇 년 되지 않은 사람에겐 꽤 터프하게 변해 버렸다. (하지만 미술에서 뭔가 가치있는 일을 하고 싶어 들어온 이상 그만 둘 생각은 전혀 없으니, 올해도 미술 쪽에서 많은 일들을 할 예정이다.)

올해 들어서 몇 가지 원칙을 세우려고 했으나, 아직 세우진 않았다. 그냥 작년 말부터 시작된 규칙적인 생황, 일주일에 운동 3-4회(회당 1시간 이상) 정도만 있는 상태다. 그리고 블로깅에 대해서도 업데이트 전략을 세워야할 것같다. 가령 북 리뷰는 한 달에 2개 이상, 전시 리뷰도 한 달에 2개 이상, 이런 식의 원칙 말이다.

작년에 내가 읽은 책들을 보니, 의외로 책을 읽지 않았음을 알았다. 주당 1권은 무리겠지만, 한 달에 5권은 충분히 읽을 수 있을 것같다. 하지만 책 권수가 중요한가. 읽다만 칸트의 <판단력비판>, 베르그송의 <창조적 진화>만 읽어도 될 것이다. 그리고 파노프스키, 카시러, 비트겐슈타인의 책 몇 권과 여러 철학 입문서만 꼼꼼히 읽어도 좋으리라. (사람들은 많은 책을 읽은 이를 부러워하지만, 별로 부러워할 필욘 없다. 정말 좋은 책 몇 권을 여러 번 읽는 것이 더 좋다. 요는 정말 좋은 책이 어떤 것인가에 달려 있지만)

새벽까지 일어나 공항버스를 타고 삼성동까지 오는데, 출근시간의 88도로는 늘 막히는 관계로 지하철로 오는 것과 시간이 거의 비슷했다. 내일은 지하철로 올 생각이다. 출퇴근 거리가 멀다보니, 조만간 이사를 해야 되지 않을까 싶다. 혹시 삼성동 근처에 계신 분들이 있다면 점심 번개 환영.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