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0 9

온라인 쇼핑과 AR

흥미로운 조사 결과가 있어서 기록해둔다. eMarketer의 9월 뉴스레터에 아래의 내용이 실렸다. 올해 1월과 6월 두 번에 걸친 조사에서 "AR/VR for your digital store"에 대한 고려가 의미있는 수준으로 상승했다. 8%에서 21%로. 아마 TikTok과 같은 동영상 App에서 알 수 있듯이 통신 환경과 스마트폰의 비약적인 발전도 일부 영향이 있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실제 온라인 쇼핑에서는 어떻게 적용될 수 있을까. 아래의 동영상이 약간의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범용적인 서비스가 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시간을 가지고 지켜봐야할 것이다. 아직까진 사용자 경험이 딱히 좋아보이진 않는다. (아, 이렇게 쇼핑하고 싶진 않은데..) 에 나온 쇼핑 장면이 아마 현재..

잭 웰치의 인재경영

잭 웰치(Jack Welch, 1935 ~ 2020)가 한 때 유행이었다. 1999년 에서는 '20세기 최고의 경영자'로 선정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그의 후임으로 나온, 당시 45살의 이멜트(Jeff Immelt)는 잭 웰치가 남긴 유산 속에서 악전고투를 거듭하였으나, 결과적으로 실패에 가까웠다. 그리고 지금 GE는 옛날의 명성을 잃어버렸다. 그렇다고 해서 잭 웰치가 남긴 경영의 지침이 유효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특히 인재 관리나 리더십 측면에서는 아직도 상당히 유효하다고 할까. 그래서 다시 블로그에 메모를 해놓는다. 최근 들어 개인적으로 인력 관리에 있어서 많은 부분을 놓치고 있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하고. ** "인사 관리의 핵밈은 최고의 인재에게 최고의 대접을 하는 것이다. 쉽게 이야기하면 일 잘하..

문득 스페인에 가고 싶은 일요일

세스 노터봄의 여행 산문집 은 절판이다. 어렵게 중고로 구했는지, 이젠 중고 책들이 온라인 서점에 많아졌다. 어떤 책에 빠지면, 그 곳에 가고 싶고 그녀를 만나고 싶고 그 요리를 먹고 싶다. 노터봄의 이 책을 읽으며 스페인에 가고 싶어졌다. 유럽이면서 유럽이 아닌 곳, 스페인. 해외 여행은 이제 몇 년 후의 바람이 되었으니, 가고 싶은 여행지 목록이나 만들고 있어야겠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스페인의 내륙지방, 여기서 가고도 참 어려운 곳, 소리아가 궁금해졌다. 1960년대 초반 스페인의 지방 도시가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한 사람은 소리아Soria로 가면 된다. 관광객으로 흥청거리지 않으니 멀쩡한 옛날 건물을 헐 이유도 없고 볼썽사나운 콘크리트 블록으로 도시를 망가뜨릴 일도 없다. 나무를 알루미늄으로 바꿀 ..

가을 하늘, 때 늦은 단상.

외출도 예전만 못하다. 풍경은 마음을 비켜나가고 바람은 내 곁으로 오지 않는다. 언어는 애초 예정된 방향과 다르게 나아가고 결국 지면에 닿지 못한 채 흩어진다. 과거와 현재, 오늘과 미래는 서로 단절되어 부서진 채 오해만 쌓아가고, 결국 시작하지 않았던 것이 좋았을려나. 에밀 시오랑이 태어남 그 자체를 저주했듯이. (그게 내 뜻대로 되었다면 ... ) 자기 전 몇 권의 책을 뒤적거리며(그 중에는 교황 요한 23세의 일기 도 있었구나), 프린트해 놓은 영어 아티클들을 정리하였다. 이것도 읽고 싶고 저것도 알고 싶고. 하지만 나는 두렵다. 내가 상처 입는 것이, 내가 못할 것이, 결국 실패로 끝나지나 않을까 하고. 그래서 정해지지 않은 내일을 두려워하며, 이미 정해진 오늘이 가는 것을 자지 않음으로 막고 있..

과학사상사, 혹은 과학사

그리스 과학은 주관적이고 합리적이며 순수하게 지적이었다. 그것은 정신의 내부에서 출발했고 현상을 자기 인식이라는 낯익은 말로 설명하기 위하여 그 속에서부터 목적, 영혼, 생명, 유기체 같은 개념이 외부로 투영되었다. 이러한 개념을 가지고 어떤 설명을 할 때 그 성공 여부는 오직 그것의 보편성과 이성을 만족시키는 능력에 달려있었다. 그리스 과학은 실험을 거의 몰랐다. 그리고 호기심을 넘어서 적극적인 힘으로 나아가는 것도 생각하지 못했다. 이에 반해서 근대 과학은 비개성적이고 객관적이다. 그것은 그 출발점을 정신 외부의 자연에 두며, 새로운 현상을 예측하고 새로운 개념을 제안할 수 있다. 그러므로 가능하면 수학적으로 표현하고, 또 실험을 통해서 검증하기 위하여 모은 현상의 관찰 결과들을 분석-종합하여 여러 ..

제로투원Zero to One, 피터 틸, 블레이크 매스터스

제로투원 Zero to One 피터 틸 & 블레이크 매스터스(지음), 이지연(옮김), 한국경제신문, 2014 시사나 경제, 비즈니스 서적은 구입하는 즉시 읽는 습관을 가져야겠다. 이 책도 사놓은 지 몇 년이 지나서야 읽었고, 전에 읽었더라면 좋았을 내용이라 다소 후회했다. 은 일반적인 창업 교과서(지극히 경영 이론에 기반한)와는 다른 어조와 접근으로 나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았다. 특히 '자본주의와 경쟁'의 관계(자본주의는 경쟁과 맞지 않고 독점이 맞다는 의견)나 '사악해지지 말자'라는 구글은 실제로는 독점 기업이며 그것을 숨기기 위해 상당히 노력하다는 것, 그리고 '작은 시장에서 독점 기업이 되라'는 것은 흥미로운 주장이었다. 또한 명확과 불명확, 낙관적과 비관적이라는 기준으로 철학자들을 구분하는..

성당에서의 일요일, 그리고

바람이 차다. 가을이다. 이번 여름은 계속 비만 내리다가 훌쩍 떠나버렸다. 그리고 가을이 왔다, 갑자기. 전 세계적으로 강력한 힘을 자랑하고 있는 코로나도 쓸쓸한 가을이 오는 걸 막지 못했다. 실은 이 코로나로 인해 우리는 더 쓸쓸한 가을을 보내게 될 것이 뻔하다. 이번 추석 땐 저 먼 남쪽 고향에 내려가지 않았다. 내려가지 못한 것일까, 아니면 내려가지 않은 것일까. 그렇다고 해서 서울에서의 연휴가 그렇게 알찬 것도 아니었다. 한 번은 파주 임진각 평화누리 공원을 갔고 한 번은 여의도까지 자전거를 탄 것이 전부일 뿐, 나머지는 집 안에서 요리를 하며 책을 읽으며 지냈다(몇 권의 책을 읽긴 했으니, 괜찮은 건가). 그리고 오늘 일요일, 성당에 나가 미사를 드렸다. 코로나로 인해 미사에 오는 신자들도 적고..

완벽한 날들, 메리 올리버

완벽한 날들메리 올리버(지음), 민승남(옮김), 마음산책 사 놓은 지 한참 만에 이 책을 읽는다. 몇 번 읽으려고 했으나, 그 때마다 잘 읽히지 않았다. 뭐랄까. 자신의 삶에, 일상에, 지금/여기에 대한 만족과 찬사, 행복과 신비에 대한 온화하고 밝고 서정적인 서술들과 표현들로 가득한 이 책이 나와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을 했던 걸까, 아니면 나는 이런 책 읽기를 두려워하거나 맞지 않다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던 걸까. 결국 읽기는 했으나, 역시 나와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을 했다. 깊이 이 책에 빨려들지 못했다. 매혹당하지 못했다. 많은 이들의 찬사와 달리, 나에겐 그저 좋은 산문집이었다. 하긴 이 정도만으로도 나쁘진 않으니까. 하지만 나에게 최고의 산문집은 기싱의 이나 보르헤르트의 같은, 세계와 자..

시그널Signals, 피파 맘그렌

시그널 Signals 피파 맘그렌Pippa Malmgren(지음), 조성숙(옮김), 한빛비즈 가끔 아마존에 들어가 서평을 읽곤 한다. 대단한 찬사를 받은 책이 너무 형편없거나 또는 잘 알려지지 않았으나, 매우 흥미롭게 읽은 책일 경우에 해당한다. 피파 맘그렌의 은 최근에 읽은 책들 중 가장 흥미롭게 읽었던 터라, 일반 독자들의 의견이 궁금했다. 대체로 높은 평점을 주고 있지만, 매우 낮은 평점을 주기로 했다. 이 책 은 'How Everyday Signs Can Help Us Navigate the World's Turbulent Economy'라는 부제가 붙어있다(번역서에서는 '일상의 신호가 알려주는 격변의 세계 경제 항해법'). 하지만 알라딘 리뷰에 실린 것처럼 '정치이야기가 대부분'이라는 생각일 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