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련의 우주/味적 우주 73

마르께스 데 까사 콘차 피노 누아 2011

마르께스 데 까사 콘차 피노 누아 2011Marques De Casa Concha Pinot NoirChile (출처: http://www.cellartracker.com/wine.asp?iWine=1721913 ) 최근에는 와인을 자주 마실 형편이 되지 못하는 탓에 가끔 들리는 백화점이나 대형 마트에서 세일하는 와인을 사는 게 고작이다. 그리고 이 녀석을 50% 할인된 가격에 구한 횡재를 누릴 줄은!! 콘차이토로의 마르께스 데 까사 콘차 피노누아를! 부드럽게 다채로운 균형감, 그리고 입 안을 행복하게 만드는 기분은 일상의 피로와 우울함까지 날려버린다. 무리하여 구대륙 와인에 손을 대어 실패하는 것보다 마르께스 데 까사 콘차 피노누아가 훨씬 나을 것이다. 실은 너무 진하고 무겁기만 하면서 비싸기만 하면서..

제주 쌍둥이횟집

식사를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맛이다. 그 다음은 분위기이고, 같이 간 사람도 중요하다. 지난 연말 휴가 때 갔던 제주 쌍둥이횟집은 그 유명세만큼이나 번잡스러웠다. 들어갈 때도 정신이 없었고 나올 때도 정신이 없었다. 너무 시끄러웠다. 대기표를 받아 기다려야 했고 수십분은 기본이었다. 이렇게 기다려서 먹는 음식이 감동적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싶지만... 그렇진 못했다. 그 정도로 장사가 잘 되는 곳이고, 다른 곳보다 싸게 횟감이나 식재료를 구할 수 있을 테니, 양이 많다고 좋아할 필요는 없을 듯 싶다. 실은 양이 많다고 알려져 있으나, 저렴한 횟집에서 그 가격대로 못 먹는 것도 아니니, 양이 많은 것도 아니다. 그냥 그 가격대에 맞추어 나오는 것이다. 그냥 놀러가서 사람들이 가득한 곳에서 정신없이 ..

2011년 연말을 장식한 2개의 와인 - Chateau de Goelane, Lou's No 1

작년 연말 전직장 부서 회식 때 마셨던 와인이다. 그런데 올해 중순에 회사를 옮겼고 옮기자 마자 준비하던 일련의 일들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못한 탓에 연말 분위기는 무겁기만 하다. 그리고 대선 여론조사 결과는 너무 황당해서 과연 이 나라의 국민들은 도대체 장기적인 관점에서 나라를 걱정하고 합리적이고 비판적인 사고력을 가지고 있는가 의아스러울 정도이니, 나도 드디어 (이런저런 이유로) 심각하게 '외국 나가 살기'를 진지하게 고민한 첫 번째 해가 될 것이다. 이런 분위기일 수록 더욱더 생각나는 디오니소스의 유혹. 하지만 최근 들어 자주 기억이 끊어지고 나이든 내 처지를 이해하지 못한 채 감정은 27살 그 때 그 시절로 향하니, ... 여러모로 얼굴 들기 어렵기만 하다. 하지만 근사한 와인 만큼 인생의 위안도 ..

M.Chapoutier, La Ciboise Red 2009 (엠 샤푸티에, 라 시부아즈 레드)

M.Chapoutier, La Ciboise Red 2009 엠 샤푸티에, 라 시부아즈 레드 품종 : Grenache 60%, Syrah 30%, Carignan, Mourverdre 10% 꼬뜨 뒤 론 지역의 와인이다. 엠 샤푸티에는 1808년에 설립된 론 지역의 와인 명가이기도 하고, 여기서 나오는 와인에 대한 평판은 대체로 좋다. 이 와인은 첫 느낌은 밋밋하다. 까르베네 쇼비뇽를 즐겨 마셔온 탓에, 라 시부아즈 레드는 너무 심심했다. 와인 매장 점원은 몬테스 알파 까르베네 쇼비뇽보다 이 와인이 더 낫다고 했지만, 나는 몬테스 알파 까르베네 쇼비뇽을 샀어야 했다. 평판이 나쁘지 않으나, 첫 느낌이 밋밋하다면, 그건 시간이 해결해 줄 일이다. 그리고 오픈하고 난 뒤 두 세시간이 지나니, 은은한 맛이 입..

블루베리 건강 식품 - 달인야생 블루베리진액

몇 해 전 블루베리를 방송에서 본 적이 있었다. 방송이나 주요 매체에 자주 실렸던 적이 있었다. 뉴욕 타임즈에서 10대 장수 식품으로 선정하기도 했으며, 항암효과가 뛰어나고 다이어트에도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안 그래도 건강 식품이라면 열광적인 반응을 보이는 지역인지라, 그 즈음 블루베리 음료가 경쟁적으로 나왔다. 그리고 몇 년이 흐른 지금, 이젠 대중적인 건강 음료로 자리잡고 있는 듯하다. 블루베리는 미국, 유럽, 아시아에 걸쳐 자라는 나무 열매로, 우리가 흔히 접하게 되는 블루베리는 미국 품종이라고 여기면 된다. 한국에서는 2000년대 이후 재배에 성공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출처: 위키피디아 위 지도는 전세계의 블루베리 산지를 표시하고 있는데, 미국에서의 생산량이 압도적으로 많..

Chateau Marquis de Vauban La Cuvee du Roy 2004

Chateau Marquis de Vauban La Cuvee du Roy 2004 메를로 75%, 그 외 까베르네 쇼비뇽, 까베르네 프랑이 브랜딩된 프랑스 와인이다. 이 와인을 마시기 전에 검색해보았고, 우호적인 평가가 있었다. 하지만 밋밋했다. 심지어 한 시간 이상 디켄팅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밋밋한 느낌 그대로였다. 거기에다 테이블에 같이 앉은 지인의 단골 와인샵 여 사장님, 연신 후루룩, 입 안에서 와인을 굴리며 와인을 마셨다. (아, OTL!) 밸런스는 좋으나 바디감이 약했고 다소 거친 느낌이 들었다. 향은 좋았으나, 깊은 맛은 없었다. 가격에 비해 기대 이하의 맛이었다. 아니면 확실하게 내 취향이 아니었다. 추천하지 않는 와인이다.

La Vieille Ferme 2009

La Vieille Ferme 2009 Rhone, France WS.87 (신동와인 수입) 와인은 즐기는 것이지, 탐구의 대상이 아니다. 애호가의 태도가 아니다. 하긴 나도 1년 넘게 매주 와인 한 두병을 마시며, 테스팅 노트(Testing Note)를 적기도 했다. 그렇게 마신다고 해서 와인을 보다 잘 마실 수 있는 것도 아니더라. 결국엔 돈이 문제다. 얇은 와인 가이드 북 한 권 정도는 충분한 도움이 되겠지만, 더 이상의 연구와 탐구는 경제적 형편에 맞지 않는 소비로만 이끌 뿐이다. 결국 경제적인 가격의 좋은 품질의 와인을 고르는 안목. 이것이 필요하다. 오랜만에 마신 론 지방의 와인 La Vieille Ferme은 강력 추천할 만하다. 웬만한 보르도 VOC 와인보다 균형감각이 있고 향긋한 풍미가 ..

숨겨진 떡볶이 - 장승배기 영도시장 안 영도분식 떡볶이

토요일 시장 안은 썰렁했다. 문을 연 가게들에도 손님은 거의 없었고 문을 열지 않은 가게와 임대 문의를 붙여놓은 가게도 있었다. 한 때 풍요로움을 자랑했을 것으로 보이는 장승배기 영도 시장은 도심 한가운데에서 마치 20년 전의 서울 한 부분을 떼어다놓은 듯, 그 때 그 모습으로 서 있었다. 단지 그 곳을 찾는 사람들의 수가 현저히 준 것을 제외한다면. 추억을 회상하는 사람들만 길을 가다 들리는 듯한 이 시장 한 켠에 떡볶이 집이 있다. 그것도 영도시장 입구로 조금 들어가다가 오른쪽 골목 안 쪽에 위치해 찾기도 어려운 곳에 위치한 영도분식. 많은 블로그들이 자신들의 고유한 아이템으로 자신이 간 맛집 이야기를 올리고 있다. 아내와 함께 떡볶이를 먹으면서 가지고 있던 스마트폰으로 검색해보았더니, 두 세 리뷰가..

Marquis De Chasse Bordeaux 2007

Marquis De Chasse Bordeaux 2007 Ginestet, France 메를로(Merlot)와 카베르네 쇼비뇽(Cabernet Sauvignon)을 브랜딩한 전형적인 보르도 와인이다. 참 이렇게 적고 나니, 할 말이 없다. 위 문장으로 마르퀴스 드 샤스 보르도의 특징이 그대로 드러나니 말이다. 와인이 이렇게 밋밋한 감상평으로도 끝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놀라운 일이다. 이 리뷰를 적기 위해 이 와인 정보를 검색해 보니, Marquis De Chasse Medoc의 가격은 이 와인의, 거의 두배 가격이었다. 하긴 몇 년 전 파리에 갔을 때에도, Medoc 와인은 따로 코너가 마련되어 있었고 그 때 환율을 고려해 환산해보면 만원 이하 와인은 보기 드물었다. 다행히 다른 지역의 좋은 와인들이 ..

루피노 키안티 Ruffino Chianti 2009

Ruffino Chianti Bottle Italia, 2009 Sangiovese 90%, Canaiolo 10% 주위 사람들에게 와인을 권하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구입 가격이 일반 술보다 비싸고 마시는 것마저도 이렇게 잔을 들어야 한다거나 화이트 와인은 언제, 레드 와인은 언제 마시면 좋다는 등 와인을 처음 마시는 우리에게 와인은 참 불편한 술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왜 와인을 찾는 것일까. 그건 무작정 취하기 위해 마시는 술과 달리 와인은 숨을 고를 수 있고 상대방의 시선을 의식하며, 상대방의 호흡과 숨소리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리라. 하긴 모든 술이 그렇긴 하다. 그러나 그랬던 술이 지쳐가는 세계 속에서 무작정 취하기 위한 술이 되어버린 탓이다. (프랑스에서 와인은 늙은이들이나 마시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