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 7

우리는 젊어 We are young

나이가 들어도 생에 대한 열정이나 의지는 사라지지 않는다. 도리어 미련한 고집처럼 불타오르기도 한다. 요즘 듣고 있는 노래다. 광고 음악으로만 흘려들었던 음악인데, ... 우린 젊어, 세상을 불태우자, 우린 저 태양보다 더 밝게 불태울 수 있어 라고 술집에서 노래를 부른다. ㅜㅜ 나도 저랬던 적이 있었나, 새삼 그 때가 그립다.

2월 21일

최근 몇 년 꽤 힘든 나날을 보냈던 건 사실이다. 그게 잘못된 이직 탓인지, 아니면 내 능력 부족인지, 어쩌면 둘 다인지... 고민하더라도, 지나간 시간은 되돌릴 수 없고 할 수 있는 건 하루 하루 최선을 다해 사는 것임을. 나이가 들면 말이나 행동이 분명해질 것이라 여겼는데, 오히려 정반대가 된다. 매사에 자신이 없어지고 알고 있던 것도 다시 한 번 더 묻게 된다. 최근 블로그에 신변잡기는 거의 올리지 않고 책 읽은 티만 냈다. 이번 주부터 헤밍웨이 인터뷰를 읽기 시작했다. 몇 권의 책을 동시에 읽는 탓에, 심리학 책 한 권, 앨리스 먼로 단편집, 헤르만 헤세 수필집과 함께 같이 읽고 있다. 헤밍웨이의 대표 소설들은 거의 다 읽었는데, 기억 나지 않는다. 해는 또다시...나 누구를 위해 종..도, 노인..

금주禁酒의 시절

금주(禁酒)가 금주(琴酒, 거문고와 술)이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고 보니, 한달 이상 술을 마시지 않은 게, 그 때 이후로 처음인 것같다. 나 혼자만의 사랑에 빠져, 나 혼자 발광하다가 차였을 때. 그리고 한참 후 그 때 그 소녀를 다시 만났는데, 그 땐 왜 계속 만나지 않았을까. 지금 돌이켜보면, 그 때 그 소녀 참 좋아했는데 말이다. 그러나 나, 잘난 척하지만, 내 깊숙한 곳엔 어떤 컴플렉스가. 결국 그런 문제와 부딪힌다, 그러니, 같은 영화만 좋아하는 것이다. 막판에 가서 폭발하곤 끝장내는. (하긴 컴플렉스 없는 현대인이 어디 있을까. 거대 도시에서의 삶, 자본주의 아래에서의 강력한 경쟁을 경험한 지 이제 고작 150년 정도 되었는데, 저 오래된 농경생활에서 벗어나...) 침묵의 끝은 폭발과 함..

Coldplay의 Trouble을 들으며

해야 할 일도 많고 정리해야 할 것도 많고 인터넷 강의도 들어야 하고 공부도 해야 하고 책도 읽어야 하고 ... ... 그리고 술도 마셔야 하고 ... ... 사무실에서 회의가 끝나고 난 다음 Competitive Strategy와 Strategic Innovation에 대해 팀원들에게 설명하면서 매우 우울해져 버렸다. 할 수 있는 것과 해야 할 것, 전략 실행과 조직 관리, 또는 리더십... 무수한 고민들이 장기판 위로 떨어져 내리는데, 그 어느 것 하나 뾰족하게 나에게 해답을 주지 못한다. 돌아돌아 다시 제 자리로 온 느낌이랄까. 그나마 조금 성장한 것같으니, 그것으로나마 위안을 삼아본다. 요즘은 밤 10시만 되면 졸린다. 그리고 잠을 청한다. 내일은 좋은 일이, 다음 달에는 좋은 일이, 내년에는 좋..

Summer Clouds, Summer Rain

간밤에 잠을 설쳤다. 일요일 오후에 낮잠을 잤고 밤 늦게 푸짐한 저녁 식사를 한 탓이다. 집 근처 홈플러스 마트에 갔더니, 프랑스산 삼겹살 1KG을 9,800원에 팔고 있어서, 이를 소주, 맥주와 함께 먹었는데, 12시간이 지난 지금까지 소화를 못 시키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냉동 삼겹살이라 고기는 다소 질겼다. 먹지 못할 수준은 아니었지만, 싼 가격을 감수해야 했다. (그건 그렇고, 삼겹살 가격은 떨어지지 않을 것인가?) 오전에 사무실에 도착해 두 번의 회의를 했더니, 오전 시간은 다 지나가버렸고, 수면 시간이 채 3시간이 되지 않는 터라 점심식사 대신 낮잠을 택했다. 의자에 기대어 잠시 눈을 부치는 수준이었으나, 한결 나아졌다. 투명한 유리창으로 밀려드는 햇살의 두께와 밀도, 밝기는 한 여름날의 그것..

Georgia on my mind

날씨가 갑자기 추워졌다. 입술이 건조해졌다. 1층 편의점에서 입술 보호제를 사왔다. 사무실에서 저녁 식사를 하고 밀린 일들을 처리하다가 오래된 mp3를 Play시켰다. 흘러나오는 Georgia on my mind~. 내 나이 드는 건 모르고, 남 나이 드는 건 안다. 내 잘못은 모르고 타인의 잘못은 안다. 그래서 후설은 이성의 지향성을 이야기했던 것일까. 정신없이 1월 보내고 나자, 이런 저런 일들이 산더미같이 쌓이기 시작한다. 어김없이 월요일은 야근이고~..

어느 오후 12시

사무실 근처 중국집에서 마파두부밥을 시켜먹었다. 맛이 없었다. 소스는 (마치 내 감정의 쓰잘데없는 거미줄처럼) 형편없이 끈적거렸다. 밥은 퍼져있었고 고통스러운 밍밍함이 입 안을 가득 채웠다. 말없이, 기계적으로 숟가락을 들어 입 안으로 퍼다 넣었다. 육체적 시간의 불규칙함은 정신적 긴장을 무너뜨린다. 무너진 마음의 긴장은 몇 달 동안 얼어있다가 이제서야 겨우 녹아 한껏 봄날의 투명을 자랑하고 싶지만, 산짐승, 산새가 들지 않는 냇물의 쓸쓸함과도 같다. 1999년 12월 25일의 연주 동영상을 보면서, 내 20대를 돌이켜보며 회한에 잠긴다. 일본어는 거의 하지 못하지만, Port of Notes의 보컬리스트의 목소리가 참 좋다. 참 좋다. Port of Notes / ほんの少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