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5

09.21

09.19. 기록을 한다. 예전엔 종이 위에 펜으로 그리거나 썼는데, 이젠 사진을 찍어 온라인에 올리며 글을 쓴다. 격세지감이다. 아마 지금도 고향집 다락방엔 수십년 전, 짝사랑하던 여고생의 흔적이 남은 일기장이 먼지를 먹고 있겠지. 그 땐 참, 가슴이 너무 떨려 제대로 걷지도 못했는데. 지금도 그럴까. 그런 일이 생기면 나쁜 일이 될꺼야. 정말로.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진지하게 생계에 대해 고민해보지 않은 탓에, 어쩌면 무심하게도 무조건 작가가 되겠다고 여겼던 탓에, 직장 생활이 가끔, 자주, 예고 없이 어색하기만 했다. 자주 회사를, 직장을 그만 두었다. 일을 못한다는 소리는 들어본 적 없는 탓에, 다시 들어갈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돌이켜보니, 일을 잘하는 것 이상으로 책임감도 중요한..

마지막 지식인 - 아카데미 시대의 미국 문화, 러셀 저코비

마지막 지식인 - 아카데미 시대의 미국 문화 The Last Intellectuals - American Culture in the Age of Arademe 러셀 저코비Russell Jacoby(지음), 유나영(옮김), 고유서가 지식인의 위기는 비단 미국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어느 순간 정치적, 사회적 영향력을 가지던 지식인들이 사라졌다. 어떤 이유로 사라진 것일까. 이 책은 미국 지식인 사회의 변화를 서술하고 있으나, 한국 뿐만 아니라 서유럽 국가나 동아시아의 여러 나라에도 해당될 것이다. 각국마다 사정을 다를 테지만, 예전과 달리 다양한 시사 문제에 대해 글을 써서 공적인 담론을 형성하며 비판적 여론을 불러일으키던 지식인들이 천천히 사라졌다. 저자는 이러한 '공적 문화의 빈곤화'를 이야기하며 아..

제국대학의 조센징, 정종현

제국대학의 조센징 정종현(지음), 휴머니스트 에드벌룬이 착륙한 뒤의 긴자(銀座) 하늘에는 신의 사려에 의하여 별도 반짝이련만, 이미 이 '카인의 말예(末裔)'는 별을 잊어버린 지 오래다. - 이상, , 1936년 1. 결국 예상했던 바대로 흘러가 끝나는 이 책은 전체적으로 볼 땐 자료집의 역할에 충실하지만, 이 책에 등장하는 개개인의 인물들이 가진 스토리는 비장하며 고통스럽거나 치욕스러운 것들이다. 어떤 이는 지주집 자제로, 일본 식민지의 귀족의 자제로 일본에 있는 제국대학을 가기도 하였으나, 어떤 이는 가난한 배경을 극복하고 가기도 하였다. 어떤 이는 제국대학을 졸업하지 못하고 반일 운동으로 옥사하기도 하였으나, 이떤 이는 총독부 관료로, 해방 후 정부 관료나 판검사로 그 권력과 부를 유지하기도 하였다..

라틴어수업, 한동일

라틴어수업한동일(지음), 흐름출판 집에 있던 '라틴어-영어 사전'을 최근 버렸다. 이십여년 전 구한 사전이었다. 그 때만 해도 한글로 된 라틴어 교재는 거의 없었고 라틴-한국어 사전은 꿈도 꿀 수 없었던 시절이었다. 그나마 책을 읽으며 라틴어를 확인하는 용도로라도 필요하겠다 싶어 영국 옥스포드대학 출판사에 나온 작은 사전을 교보문고 외서 코너에서 구했다. 원서 강독을 하면서 자주 그 사전의 도움을 받긴 했지만, 인문학 공부를 제대로 하지 못한 지 십 수년이 지났고 더 이상 집 서가에 책을 꽂을 공간이 없어, 읽은 책들, 그래서 앞으로 더 이상 읽지 않을 책들을 버리는 중, 빛 바래고 낡은 그 사전도 함께 버렸다. 그리고 몇 달 후, 이라는, 이 책을 읽었다. , 큰 기대를 하지 않았고 딱 그 정도인 수필..

Free Online Open University: 예일 대학

http://oyc.yale.edu/ 직장 생활을 하면서 공부한다는 건 참 어려운 일입니다. 그 중에서도 직장 생활과는 무관한 듯 보이는 인문학 공부나 실제 업무나 일상에서 사용하는 일이 거의 없는 영어는 참 까다로운 것들 중의 하나일 것입니다. 인문학 공부는 어느 정도 습관이 되었고 독서 모임도 하고 있습니다만, 영어 공부는 ... 그래서 방송통신대학 영어영문학과에 편입했지만, 역시 시간 내기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외국 저널의 기사나 기업 경영과 관련된 아티클들을 자주 읽지만, 한계를 느끼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최근에 오래된 북마크를 뒤지다가 예일 대학의 Open Yale course를 다시 찾게 되었습니다. 이 사이트는 예일 대학 학부생들을 위한 교양 수업의 일부를 무료로 casting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