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짜르트 4

모짜르트 레퀴엠 - 이스트반 케르테츠

듣기만 해도 온 몸에 전율이 일고 눈물이 날 정도로 감동적인 음악이 종종 있다. 그것이 바로 이스트반 케르테츠의 1966년도 런던필과 함께 한 모짜르트 레퀴엠이다. LP로만 구할 수 있는 이 음반은 모짜르트 레퀴엠의 최고봉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피로와 스트레스로 엉망이 되어가는 어느 목요일 오전, 사무실에 앉아 눈물 겨운 레퀴엠을 듣고 있다. 모짜르트.. 그는 살아있을 때나 죽고 난 후나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던 것같다. 유튜브 동영상에 이것이 올라와 있다니..

모짜르트...

요즘 너무 바쁘다. 이번 주 금요일까지 책 두 권 읽고 리포트를 하나 써야 하고, 모짜르트의 대관미사(KV 317)을 무려 10번은 듣고 가야 한다. 외워오라고 시키지 않은 것만 다행이라고 여기고 있을 정도니. 내일까진 여름에 있는 아트페어를 위한 몇 개의 원고를 써야 하고, 회사에서 PM을 맡은 다른 프로젝트에 몇 개의 다른 업무가 추가될 듯 하다. 하나라도 빠뜨리지 않으려고 노력하다 보니, 개인적 일엔 무관심해져 버렸다. 그러다가 이렇게 비가 오는 날이면, 요즘 내 사는 모습이 딱히 좋아보이지 않아 보인다. 쓸데없는 자기 반성이랄까. 근처에 사는 친구라도 있으면 소주라도 한 잔 하면 딱 좋은 밤이다. 사무실 근처에서 사온, 브랜딩된 원두 커피 향이 좋다. 오디오에 모짜르트의 대관 미사 CD를 올려놓고..

KBS 교향악단 제 589회 정기연주회

아주 가끔 연주회를 보러 간다. 공짜 티켓이 생기거나 누군가의 선물로 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비싼 연주회보다 그 돈으로 좋은 음반 몇 장 사는 것이 가난한 애호가에게는 더 큰 행복이거니. 하지만 모차르트의 ‘레퀴엠’은 뿌리칠 수 없는 유혹이었다. KBS 교향악단 제 589회 정기연주회. 다케미츠의 ‘현악 오케스트라를 위한 레퀴엠’, 아론 커니스의 ‘새로운 시대의 춤’, 그리고 모차르트의 ‘레퀴엠 쾨헬 626’. 다케미츠는 현대 일본의 작곡가로 많은 영화음악과 현대음악을 작곡한 이다. 그냥 무난했다. 영화 음악 작곡가들이 다들 그렇듯이 편안한 느낌이었다고나 할까. 아론 커니스의 음악은 매우 연극적이었다. 그리고 이는 현대 대중 문화에서 많은 것들을 차용한 것이다. 클래식 음악이 가지고 있던 영역을 넓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