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3

소비의 미래, 다비트 보스하르트

소비의 미래 Die Zukunft Des Konsums다비트 보스하르트(지음), 박종대(옮김), 생각의 나무 2001년에 번역된 책을 이제서야 읽었다. 더구나 라는 경제경영서적을(경제경영서들은 시류를 타는 탓에 시간이 조금 지나면 읽기 애매해진다). 그런데 이 책, 의외로 단단하고 읽을 게 많으며 십 수년이 지난 지금 읽어도 호소력 짙다. 아마 2001년에 읽었다면 제대로 읽지 못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이 책은 소비자, 소비 문화를 여러 현대 이론들의 시각에서 냉정하게 치밀하게 분석하고 진단한다. 가령 스포츠에 대한 저자의 분석은 아래와 같다. 현대는 광범한 스포츠화 사회이다. 스포츠는 사고 오락(denkunterhaltung)이 되었고, 스포츠에 대한 전통적 인식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는 ..

복기, 또 복기

3년 전이었다. 당시 취재기자가 그에게 복기에 대해 물었다. "바둑 끝나면 이기든 지든 복기를 하잖아요. 그 과정이 고통스럽지 않나요? 진 것도 화나는데 졌다는 것을 한 번 더 확인한다는 게 ..." "아닙니다. 오히려 어떻게 졌는지 모르는 게 더 답답하죠. 어떻게 이겼는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아요. 하지만 어떻게 졌는지는 반드시 알아야 합니다.""오답노트 정리와 비슷한 개념인가요?""그럴 수도 있지만 좀 다른 느낌이죠. 바둑이 스포츠가 됐지만, 저는 바둑이 하나의 예술 작품이라 생각합니다. 도자기를 구울 때 뭐가 잘못됐는지 알아야 다음에 좋은 것을 만들 듯, 바둑 기사는 더 훌륭한 예술 작품을 위해 복기를 하는 겁니다."- '복기 또 복기, 승부사 이세돌', 권혁재 기자, 중앙일보 6월 4일자 바둑만 이..

내가 은퇴하는 이유 열 가지 - 소렌스탐

서재 방바닥을 정리하다가 찢어놓은, 오래된 신문 조각에서 소렌스탐의 은퇴 기사를 읽는다. 그녀는 작년 5월에 은퇴했다. 은퇴하면서 데이빗 레터먼 쇼에 출연하면서, 내가 은퇴하는 이유 열 가지를 밝혔다. 그 중 일부는 아래와 같다. "타이거 우즈가 자꾸 내 퍼터를 훔쳐 가는 게 지긋지긋해서" "그린을 겨냥하는 게 점점 재미없어지고 대신 관중을 겨냥해 샷을 날리는 것에 관심이 많아져서" "스트레스가 심한 경기에서 티를 땅콩처럼 씹어 먹을 때" "(캐디가 아니라) 캐디백과 이야기하기 시작했을 때" "기나긴 (미국) 대선 캠페인 때문에 인생이 지겨워져서" 이런 이유들 중에서 1위는 "요즘 내가 신경 쓰는 것은 오직 내 약혼자의 퍼트뿐"이라는 것이다. 작년 이 기사를 읽으면서 나도 은퇴할 때, 이런 은퇴 이유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