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 2

봄이 지나고 여름이 오고 비가 내리고

서구의 어느 기상학자는 한반도는 4계절이 아니라 5계절이라고 말한다. 봄, 장마(우기), 여름, 가을, 겨울. 우리는 4계절이라고 하지만, 누군가의 시선에는 우리가 정의내리지 않는 어떤 계절을 지금 지나고 있다. 다행이다. 비가 내려서. 그래서 내륙의 가뭄이 사라지길 기원한다. 봄이 지나자 더위가 밀려들었다. 더위의 위세로 인해 사람들은 기가 죽고 짜증만 낸다. 나도, 아내도, 아이도, 짜증의 바다를 지나며 서로에게 불평을 쏟아내며 빨리 지친다. 프로젝트 상황이 난감해진 지금, 어떻게든 풀어내려고 노력 중이다. 어제부터 읽기 시작한 책에서 '리추얼ritual'을 항상 규칙적으로 행하는 의식같은 활동이라고 정의내리고 있었다. 독일의 한병철은 리추얼이 끝났다고 말하지만, 한 쪽에서는 리추얼의 부활을 말한다...

몇 장의 사진, 그리고 지나간 청춘

요즘 페북과 인스타그램에 빠져 블로그짓에 뜸하다. 몇 장의 사진을 올린다. 인스타그램을 한다면, 내 아이디는 yongsup이다. 요즘은 먹스타그램으로 빠지긴 했지만. 퇴근길, 나이가 들었다. 조금 있으면 사십 중반이 될 텐데, 스스로 아직 청춘인 줄 안다. 밤 11시, 술 생각이 나는 건, 오늘 때문일까, 아니면 내일 때문일까. 아니면 어제들 때문일까. 나이가 들었다. 그러나 질문들은 줄지 않고 믿었던 답들마저 사라진다. 그렇게 나이를 먹었다. 참 맛없는 치킨 옆의 맥주가 안타까웠다. 참 맛없는 인생을 살고 있다. 대박을 꿈꾸긴 않았지만, 적어도 여유롭게 살 수 있으리라 여겼다. 하지만 그건 서울, 한국을 사로잡은 21세 자본주의에서 불가능한 일이었다. 최선을 다했으나, 결과적으로는 엉망으로 된 전 회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