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 한 통을 보내고 난 뒤, 어지러운 방안을 쳐다보았다. 청소를 해야 하는데, 어디에서부터 해야할 지 난감하다. 몇 주째 몸상태가 좋지 않아, 집에 들어와선 잠만 잔 탓이다. 오전에 세차게 퍼붓던 비는 잠시 멈추고 바람만 요동치듯 집 안을 휙 스치고 지나간다. 그런데 살아간다는 게 뭘까. 하루종일 일하고 그것도 모자라, 주말에도 일하고, 그것도 모자라 틈만 나면 책 읽고 글 쓰고 음악은 집중해서 듣고 ... ... 참 재미없는 삶을 사는 건 아닐까. 비트겐슈타인을 읽고 나면, 말할 수 있는 것이 얼마 없다는 것에 경악하고 만다. 그 앞에선 보여주어야 할 것만 있는 듯 싶다. 아마 리 호이나키도 보여주기 위해서 산 것은 아닐까. 正義의 길로 비틀거리며 가다 - 리 호이나키 지음, 김종철 옮김/녹색평론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