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드플레이 2

대학로 그림Grim에서

"글을 쓰지 않아요?"라고 묻는다. 매서운 바람이 어두워진 거리를 배회하던 금요일 밤, 그림Grim에 가 앉았다. 그날 나는 여러 차례 글을 쓰지 않냐는 질문을 받았다. 가끔 내가 글을 썼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하고 스스로에게 묻지만 대답할 수 없다. 적어도 그것이 해피엔딩은 아닐 것임을 나는, 어렴풋하게 안다. 마치 그 때의 사랑처럼. 창백하게 지쳐가는 왼쪽 귀를 기울여 맥주병에서 투명한 유리잔으로, 그 유리잔이 맥주잔으로 변해가는 풍경을 듣는다. 맥주와 함께 주문한 음악은 오래되고 낡은 까페 안 장식물에 가 닿아 부서지고, 추억은 언어가 되어 내 앞에 앉아, "그녀들은 무엇을 하나요?"라고 묻는다. 그러게. 그녀들은 무엇을 할까. 그리고 그들은 무엇을 할까. 콜드플레이가 왔다는데, 나는 무엇을 하고 ..

Coldplay의 Trouble을 들으며

해야 할 일도 많고 정리해야 할 것도 많고 인터넷 강의도 들어야 하고 공부도 해야 하고 책도 읽어야 하고 ... ... 그리고 술도 마셔야 하고 ... ... 사무실에서 회의가 끝나고 난 다음 Competitive Strategy와 Strategic Innovation에 대해 팀원들에게 설명하면서 매우 우울해져 버렸다. 할 수 있는 것과 해야 할 것, 전략 실행과 조직 관리, 또는 리더십... 무수한 고민들이 장기판 위로 떨어져 내리는데, 그 어느 것 하나 뾰족하게 나에게 해답을 주지 못한다. 돌아돌아 다시 제 자리로 온 느낌이랄까. 그나마 조금 성장한 것같으니, 그것으로나마 위안을 삼아본다. 요즘은 밤 10시만 되면 졸린다. 그리고 잠을 청한다. 내일은 좋은 일이, 다음 달에는 좋은 일이, 내년에는 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