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역사 2

고대 중국에 빠져 한국사를 바라보다, 심재훈

고대 중국에 빠져 한국사를 바라보다 심재훈(지음), 푸른역사 나라가 시끄럽다. 하긴 시끄럽지 않았던 적이 언제였던가. 어쩌면 이 나라는 그 태생부터 시끄러웠는지도 모르겠다. 아시아 변방에 있는 작은 나라. 다행스럽게도 중국 문화권 아래에서도 독자적인 언어와 삶의 풍속을 가진 나라. 이 정도만으로도 제법 괜찮아 보이는데, 이건 내 생각일 뿐이다. 더구나 이 책이 식자들의 관심을 끌게 된 것은 무분별한 민족주의적 경향을 배경으로 진행되는 한국사 연구의 잘못을 지적하고 있기 때문이다(당연한 지적을 했는데도). 하지만 이 내용은 책 후반부에 짧게 언급될 뿐, 나머지 대부분은 심재훈 교수가 어떻게 공부했고 유학 생활은 어떠했으며, 고대 중국사 연구란 어떤 것인가에 대한 저자의 산문들 위주다. 그리고 미국 대학사회..

호메로스에서 돈키호테까지

호메로스에서 돈키호테까지 윌리엄 L. 랭어 엮음, 박상익 옮김, 푸른 역사, 2001 우리는 종종 우리가 역사의 세계 속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잊곤 한다. 그래서 우리의 삶이 역사적으로 평가받고 우리가 역사의 주체이며 역사를 만들어간다는 사실을 잊고 시간이 지나고 감정적인 편린들이 사라지고 어떤 현상이나 사건에 대해 객관적인 시각을 가지게 되었을 때, 그때서야 비로소 ‘역사의 세계’ 속에 들어서게 되었다고 생각하게 된다. 즉 현재의 시간이 그 생생함을 잃어버리고 나서야 비로소 ‘역사의 세계’가 시작된다고 믿는 것이다. 하지만 감정적인 편린들의 사라짐과 객관적인 시각의 확보는 시간의 흐름과는 무관한 것이다. 단적인 예로 박노자의 (한겨레신문사)은 현재의 대한민국을 객관적인 시각으로 읽어낸 보기 드문 책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