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오후와 저녁 사이에 난 경부고속도로 위에 있었다. 그리고, 새벽과 아침 사이 난 중부고속도로 위에 있었다. 시간과 시간 사이를 난 달렸 다. 그러나 내가 달리지 않더라도 시간과 시간 사이는 물결처럼 흐른 다. 하지만 난 달렸다. 희망과 절망 사이를. 글을 쓴다는 것이 얼마나 사치스러운 것인가를 알게 된 순간, 그것 이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라는 것을 동시에 알게 되었다. 그리 고, 이때까지 그 유일한 일을 난 희망이라 여겼다. 그러나, 그것은 그 림자일 뿐이다. 희망의 그림자. 난, 아니 프롤레타리아로서의 우리는 절대로 희망을 가질 수 없다. 이 세계의 본질은 '절망'이다. 그 절망을 만든 것은 우리들 옆에 바쁘게 움직이고 있는 우리들이다. 이 세상 어디에도 희망은 없다. 단 지 희망의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