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temporary Istanbul 2

미래는 오래 지속된다

힘들 때마다 꺼내드는 책들이 있었다. 루이 알튀세르의 '미래는 오래 지속된다', 오래 전에 출판된 임화의 시집, 게오르그 루카치의 '영혼과 형식', 그러고 보니, 이 책들 모두 서점에서 구할 수 없는 것들이 되었다. 하지만 요즘엔 이 책들을 읽지 않는다. '힘들다'는 다소 모호하지만, 여하튼 요즘엔 이 책들을 읽지 않는다. 어쩌면 힘들다고 할 때의 그 이유가 다소 달라진 탓일 게다. 질풍노도와 같은 시기를 보냈던 20대엔 대부분의 고초는 심리적이고 정신적인 것들이 있었다. 하지만 똑같이 질풍노도의 시기를 보내고 있는 30대의 고초는 경제적이거나 업무적인 것들이기 때문이다. 다음 주 수요일에 파리로 가서, 다다음 주 초엔 터키 이스탄불로, 다시 그 다음 주엔 파리로, 그리고 그 주말에야 비로소 서울로 돌아..

Come back from Contemporary Istanbul Art Fair

여독이 아직 풀리지 않았다. 하지만 빨리 서울의 일상으로 돌아와야만 한다. 다행스럽게도 오래된 음악이 있고 따뜻한 커피가 있어, 글은 막힘이 없고 마음은 낮고 조심스럽게 움직이고 있다. 모든 것이 처음이었다. 몇 해 전에 만들어놓은 여권에 이국의 입국, 출국 도장이 찍힌 것도, 10시간 이상 비행기를 탄 적도, 잠에 들기 전 호텔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이 낯설어 보인 적도, 터키 이스탄불에서의 모든 것들이 처음 있는 일이었다. 그리고 한참 동안 나는 이것들에 대해서 생각할 것이다. 인천공항에서 암스텔담 스피치 공항까지 가는 동안 폴 오스터는 내 친구가 되어주었다. 기내에서 제공하는 칠레산 와인은 산뜻하고 맛있었다. Contemporary Istanbul Art Fair 내내 이스탄불 구시가지에 위치한 Y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