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련의 우주/Jazz Life

비 그친 8월말의 오후

지하련 2009. 8. 27. 14:44

건조한 사무실, 드립커피를 내리는 서른 후반의 남자, 흐트러진 머리칼을 걷어올리며, 은빛 주전자에게 온 신경을 집중했다. 하지마 사무실에서 그에게 신경을 쓰는 이는 한 명도 없다.

비 그친 8월말의 어느 오후. 그는 조심스럽게 커피를 마셨다. 낯선 음악에 마음을 맡기자, 와르르 그냥, 주책없이 그의 마음은 무너져 내리기만 했다. 먼 바다에서 밀려오는 바람이 그리웠다.

아베 코보, 루이지 피란델로, 이탈로 칼비노가 떠오르는 여름날의 연속이다. 보이지 않는 사람이 되어가고 있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