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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차리지 못하는 어떤 변화 AI 서비스를 사용하다 보니, 일이 더 늘어난 듯하다. 읽어야 할 논문도 늘어나고 따로 공부해야 될 영역도 늘어났다. 그 전에는 엄두도 내지 못하던 일이나 분야도 가능하게 된 탓이다. AI로 인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리더십 강의도 듣고 있고, 전문가 인증 강좌도 수강 중이다. 주된 업무를 위한 AI Agent 개발을 위해 Workflow를 만들어 놓은 상태이며, RAG 구성을 위한 Data 정킹 작업을 준비 중이다. 실은 이것만 하는 게 아니다. 올해 독서 목표가 50권인데, 권수를 보니 37권을 완독했더라. 작년에 49권을 읽었는데, 올핸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이지만, 뒤늦게 시작한 영어 회화 공부도 매일 하고 있는 상황이다 보니, 바빠도 너무 바쁘다. 솔직히 이런 변화가 나에겐 너무 늦은 감이 .. 2026. 10. 13.
시에나에서의 한 달, 히샴 마타르 시에나에서 한 달히샴 마타르(지음), 신해경(옮김), 열화당 1. 히샴 마타르나는 그림이 시간을 요구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 지금은 다른 그림으로 옮겨 가기까지 서너 달은 기본이고 일 년이 걸리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그동안 그 그림은 내 삶의 물리적인 거처 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거처가 된다. (13쪽) 그러고 보니, 전시를 보러 가지 않은 지도 몇 년이 된 듯 싶다. 예술에 대한 내 관심이나 열정이 사라졌다기보다는 그저 여유를 가지기 어려운 일상이 이어질 뿐이었다. 그래서 도서관에서 짧지만, 시에나 학파(Sienese School)에 대해 알 수 있으리라 생각에 빌렸는데, 시에나 학파보다는 히샴 마타르와 그의 실종된 아버지에 대해 더 큰 관심이 생겼다. 리비아 카다피 정권에 반대하던 그의 아버지는 .. 2026. 10. 12.
아포칼립스, 리지 웨이드 아포칼립스 Apocalyse리지 웨이드Lizzie Wade(지음), 김승욱(옮김), 김영사 유럽식민주의가 과거부터 지금까지 죽 이어진 아포칼립스임을 이해하려면 시작점으로 되돌아 가야한다. (274쪽) 1. 아포칼립스, 또는 기후 변화(기후 위기) 세상은 끝나가고 있다. 이미 시작된 기후 변화를 막기에는 너무 늦었다. 전 세계의 광대한 농경지들이 사막으로 변해 흉년이 든다. 폭풍과 산불은 점점 강력해져서, 마을을 집어삼키고 도시를 위협한다. 섬나라는 물론 해안 마을도 점점 높아지는 바닷물 속에 잠긴다. ... 부자와 권력자는 스스로 남들과 격리되고, 각국 정부는 권위주의 쪽으로 방향을 틀어 사람들을 통제하기만 할 뿐, 누구도 보호하지 못한다. (15쪽) 2026년 가을, 이젠 기후 변화를 막.. 2026. 10. 6.
인간 존재의 의미, 에드워드 윌슨 인간 존재의 의미 The Meaning of Human Existence 에드워드 윌슨(지음), 이한음(옮김), 사이언스북스 빠르게 읽었는데, 다 읽은 후 리뷰를 하기 위해 다시 읽다보니, 빠르게 읽을 책이 아니었다. 에드워드 윌슨의 후기 저작으로, 어쩌면 그가 평생동안 연구하고 고민해온 질문 '인간은 무엇이며, 왜 존재하는가'에 대한 과학적 답변을 정리한 것이 바로 이 책이다. 아마 하빌리스 시대인 이 시기에, 한 집단의 일원인 개인들 사이의 경쟁에서 비롯되는 개체 수준의 선택과 집단끼리의 경쟁에서 비롯된 집단 수준 선택 사이에 계속 갈등이 빚어졌을 것이다. 후자는 모든 집단 구성원 사이의 이타성과 협력을 촉진한 힘이었다. 그 결과 그들은 집단 차원의 도덕성과 양심 및 명예심을 타고나게 되었다. .. 2026. 9. 30.
AI Alignment, AI Safety, AI Welfare AI Alignment에 대한 내 관심은 지독히 이성적인 접근이었다. 최근 10여년 이상 해왔던 업무가 디지털 UX, 혹은 디지털 서비스 관련된 것들이었으며, 인간 사용자가 디지털 서비스를 이용할 때 자신이 서비스를 이해하고 있으며, 서비스를 자기가 원하는 대로 조종할 수 있다는, 일종의 주체감은 UX(사용자 경험)에선 가장 핵심적인 영역들 중 하나이다. 이런 점에서 AI Alignment은 사용자의 목표와 AI를 통해 실제 가능한 영역 간의 일치 측면에서 상당한 시사점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런 내 고민은 금세 무색해졌는데, AI의 발전은 상당 부분 우리의 예상을 뛰어넘었고, 이젠 굳이 UX를 고민하지 않아도 척척 업무를 수행할 정도가 되었다. 도리어 언어(말이든 글이든)을 구사하는 사용자의 태도.. 2026. 9. 29.
소설가 김훈의 '와인' 소설가 김훈의 책을 읽지 않은 지도 꽤 되었다. 그의 초기 산문집이나 비평집을 겨우 구해 읽는 이로서, 그가 받는 주목과 인기는 다소 새삼스럽긴 하다. 가끔 사람들의 독서가 이해되지 않는 구석이 있긴 한데, 정말 감동을 받을까 하는 것이다. 그러다가 지난 주말 도서관에서 이런 저런 책 구경을 하다, 문득 김훈을 떠올렸다. 그의 산문집을 한 권 빌려 읽을까 하다가, 아래 부분을 읽곤, 아, 그냥 사야겠구나 했다. 나는 50년 넘게 술을 마셔 왔지만, 와인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프랑스 사람들은 와인을 마시면서 술맛을 놓고 ’무겁다, 가볍다, 어리다, 늙었다, 젊다, 들떴다, 가라앉았다, 뒤뚱거린다, 흔들린다, 앞으로 쏠린다, 뒤로 쏠린다 ...’라며 수다를 떤다고 하는데, 나의 미각은 이처럼 섬세하게 .. 2026. 9.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