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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과 언어 요즘은 위스키나 와인 사기도 매우 편해졌다. 어플로 주문하고 오프라인 상점에서 받아오면 되는 구조이거나, 검색해서 원하는 술이 있는 주류 매장를 찾을 수 있으니 말이다. 정가 대비 약 30%로 할인해 5만원 정도에 나온 셰리 위스키가 눈에 띄어 한참 ChatGPT와 위스키 이야기를 나누었다. 내 취향에 맞는 위스키인지, 가격은 적당한지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보니, 위스키에서 시작한 대화가 와인으로 넘어가고 피아노 연주, 커피, 미술 문확 이야기까지 확대되었다. ChatGPT가 그렇게 이야기를 끌고 나간 건 아니고 내가 그렇게 확장시킨 것이다. 그리고 내 취향과 관련해 하나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는데, 각 분야를 넘나들면서 하나의 일관된 경향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었다. 지피티에 의하면, 나는 드라.. 더보기
킹 달러, 폴 블루스타인 킹 달러 - 달러, 코인, CDBC의 미래와 새로운 통화 질서의 탄생폴 블루스타인(지음), 서정아(옮김), 인플루엔셜 이 책의 주제는 '왜 달러는 강한가, 달러가 기축통화가 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시스템을 알고 있는가'이다. 이 책을 읽은 후, 달러가 기축 통화의 지위를 잃어버렸을 때 생기는 여러 혼란들을 예측할 수 있었다. 하지만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과 그 이후의 진행 과정을 보면서, 폴 블루스타인의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달러는 기축 통화의 지위를 잃게 될 것임을, 그리고 그 예상된 혼란 속으로 우리는 밀려들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이 책의 방향은 명확하다. 달러의 패권은 그렇게 쉽지 무너지지 않는다는 것이며, 그것을 설명하기 위해 거의 100년에 가까운 달러를 둘러싼.. 더보기
잠자는 추억들, 파트릭 모디아노 잠자는 추억들파트릭 모디아노(지음), 김화영(옮김), 문학동네 다이어리 낱장에 푸른 색 잉크로 쓰인 글씨보다 내 글시가 훨씬 더 또렷했다. 내가 경로를 분명히 밝혀갈수록 마치 나는 이미 그 경로를 따라가보았고 그래서 더 이상 정밀 지도를 참고할 필요조차 없는 것같았다. 그러나 그것이 정말 맞는 길이었을까? 우리의 기억 속에서는 우리가 갔던 길들, 도대체 어느 지방을 통과하는 길인지 더는 알 수 없게 된 그 길들의 이미지들이 뒤섞이고 있는 것이다. (119쪽) 십대 후반, 이십대 초반 파트릭 모디아노의 소설을 열심히 읽었다. 그리고 그가 노벨문학상을 받았을 때, 의외라고 생각했다. 문학적 혁신이나 실험과는 거리가 멀고, 뭐랄까, 아련한 외로움이나 그리움 같은, 타의에 의해 사랑을 잃어버렸으나 세상을 .. 더보기
우리는 왜 진정성에 집착하는가 왜 우리는 진정성에 집착하는가에밀리 부틀(지음), 이진(옮김), 푸른숲 정말 진정성에 집착하는 걸까? 글쎄다. 진정성Authenticity가 20세기 후반 이후 동시대적 삶의 양식을 드러내는 핵심 키워드들 중의 하나라고 여기고 있긴 하지만, '집착'이라는 단어를 사용할 만큼 대단할까 싶다. 이 책의 원제 또한 >이긴 하지만, Obession이 적절한지에 대해선 이견의 여지가 있을 듯 싶다. 또한 이 책에 등장하는 소수의 사례들을 두고 우리 모두가 진정성에 집착하고 있다고 말하기 어려울 듯 싶기도 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정성'은 현대 문화와 사회를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한 개념이다. 실은 찰스 테일러의 >을 읽으면서 '진정성Authenticity'이라는 개념이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고 다양한 학문적.. 더보기
여행 면허, 패트릭 빅스비 여행면허 License to Travel - 이동하는 인류의 자유와 통제의 역사패트릭 빅스비(지음), 박중서(옮김), 작가정신 "내가 가진 가장 귀중한 책자는 여권이다." - 살만 루시디 Salman Rushidie, > (20쪽) '여행'이라는 단어가 언제부터 사용된 건까. 기근이나 재해로 인한 강제적 이동은 여행이라고 부르긴 어려울 듯 싶다. 또한 부족(국가) 간의 전쟁으로 인한 포로나 노예 상태로의 이동이나 정치권력으로 인한 강제 이주 또한 여행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이런 측면에서 여행을 하기 위한 기본 조건은 정상적인 상태의 국가의 주권을 가진 시민에 해당된다. 이런 측면에서 이 책은 어쩔 수 없이 정치적 경향을 띄게 된다. 분명한 사실은 여권이 국민 국가의 대두 및 국제 관계의 발전과 밀접.. 더보기
전략과 실행, 결과의 시간차 얼마 전 온라인 모임을 통해 필립 코틀러의 >을 다시 읽었다. 2000년대 초반 회사 생활을 시작하면서 한 번 읽었으나, 그 이후 읽지 않았다. '브랜드 마케팅'이나 '마케팅 전략' 같은 책을 읽기도 했으나, 실제로 자주 읽게 되는 건 트렌디한 책들이다. 그 사이 여러 차례 마케팅 관련 업무를 하였으나, 제한적이었다. 실제 이 책에서도 제품 전략(Product Strategy)도 이야기하지만, 제품은 R&D라던가 서비스기획과도 연계되기 때문에, 마케팅 부문만의 업무라 보기 어렵다. 각 단위 업무의 영역은 정말이지 깔끔하게 나누어지지 않는다. 여튼 해당 업무를 할 때에만 마케팅에 대해 관심을 가질 뿐, 업무가 바뀌면 내 관심도 바뀌게 된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기본적인 것들은 등한시하게 되고 기법에만.. 더보기
인생에 가장 가까운 것, 제임스 우드 인생에 가장 가까운 것제임스 우드(지음), 노지양(옮김), 도서출판 아를 예술은 인생에 가장 가까운 것, 우리의 경험을 증폭시키고, 개인의 운명의 한계를 넘어 동료 인간의 삶과 맞닿게 한다. - 조지 엘리엇, 사> 소설이란 '왜'라는 거대한 질문이 자유로운 공기 속에서 둥둥 떠다니는 정원이고, 이 안에서 무엇이든 생각하고 말할 수 있다는 생각은 역설적으로 소설 밖 정식 기독교의 실체적인 공포와 대칭되는 것같았다. 도스토옙스키는 신이 없으면 "모든 것이 허용된다"고 말했다. 하느님만 빼내면 어떤 일도 일어날 수 있다. 혼돈과 혼란이 지배한다. (44쪽) 소설에 대한 이야기다. 소설을 이야기하며 소설이 무엇이고 소설을 왜 읽는지, 내가, 우리가 왜 소설을 가까이 하는 지에 대한 고백록이다. 그래서.. 더보기
예술사에 대한 메모 참 빨리 시간이 흐른다. 불과 7-8년 전만 해도 미술사 책을 한 권 쓸 수 있으리라 생각했는데, 지금은 아예 그런 생각을 하지 못하는 걸 보니, 밥벌이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특히 기술 발달이 너무 빨라, 이걸 공부하고 습득하여 현장에 적용하느라 정신 없으니, 예술 서적이나 관련 전시를 보러갈 틈 조차 없다. 그러다 보니, 이래저래 찾고 노트해둔 것도 금세 잊기 마련이다. 그래서 올 봄에 메모해둔 내용을 블로그에 옮겨 적는다. - 예술 작품을 보는 행위는 지금 우리가 누구인지를 끊임없는 묻는 것과 동일하다. 이유는 간단한다. 그 시대는 그 시대 사람들이 원하는 작품을 찾기 마련이며, 그런 작품들 위주로 감상되고 추앙받는다. 중세 고딕 양식이 르네상스와 바로크 시기에 경멸 받다가 19세기 후반에 새..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