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들의 우주 937

가장 인간적인 인간, 브라이언 크리스찬

가장 인간적인 인간 The Most Human Human브라이언 크리스찬Brian Christian(지음), 최호영(옮김), 책읽는수요일  세상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이 변화에 적응하고 더 나아가 선도할 수 있어야 한다. 어쩌면 내 마지막 희망일지도 모르겠다. 이런저런 책을 읽고 이런저런 일을 해오면서, 진짜 변화가 오고 있다는 생각은 이번이 처음인 것같다. 나는 움베르토 에코의 전망대로 포스트모던이 아니라 새로운 중세가 되고 새로운 헬레니즘 시기를 지나 중세로 급격히 빨려들어갈 것이라 여겼다. 기후 위기나 자원고갈, 민족주의와 우파의 득세, 지정학적 위기의 고조는 이를 뒷받침한다고 여겼다. 하지만 AI가 이를 더 가속시킬 수도 있고 반대로 이 흐름을 되돌리거나 진정시킬 수 있을 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

데이터 드리븐 디자인, 이현진

데이터 드리븐 디자인 - UX 디자이너를 위한 데이터 마인드 안내서이현진(지음), 유엑스리뷰   오프라인 서점에 가지 않으니, 어떤 책들이 출간되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도리어 동네 도서관에서 도움을 받는 경우가 잦아졌는데, 이 땐 도서관 사서의 역할이 중요하다. 다행히도 내가 거주하는 곳의 도서관 사서는 꽤 유능해서 좋은 책들 구입해 갖다놓는다. 이 책도 그렇게 접하게 되었다.  조금 길긴하지만, 우선 프롤로그에 적힌 저자의 글을 옮긴다.  이 곳의 디자이너들은 데이터를 잘 아는 전문가들이다. 그들은 서비스와 사용자 경험을 데이터 셋의 변수와 값으로 해석한다. 이 변수와 값들은 다양한 형태의 데이터 모델을 따르고 있다. 디자이너들은 서비스 현장에서 얻은 다양한 측정값에서 미지의 데이터 모델을 발굴하기..

잃어버린 것들의 목록, 유디트 샬란스키

잃어버린 것들의 목록유디트 샬란스키(지음), 박경희(옮김), 뮤진트리   기대 이상의 독서였다. 서정적인 서술과 묘사는 마음을 움직였다. 이젠 없는 것들에 대해서 쓴 글들 모음집인 이 책은 수필이면서 픽션이며 다큐멘터리였다. 내가, 혹은 우리가 알지 못했던 세계로 이끌며 기록의 소중함을 알린다. 그러나 이젠 돌이킬 수 없는 상실. 흔적으로 남았거나 아예 사라진 것들에 대해서 저자는 적고 노래한다.   시의 파편들이 끝없는 낭만주의의 약속임을. 아직도 여전히 영향력 있는 현대의 이상理想임을 우리는 알고 있다. 그리고 시예술은 지금까지도 어떤 문학 장르보다 더 함축적인 공허, 의미를 증폭시키는 여백을 갖고 있다. 구두점들은 단어들과 함께 유령의 팔다리처럼 생겨나 잃어버린 완벽함을 주장한다. 원형은 온전히 갖..

리콴유가 말하다, 그래엄 앨리슨, 로버트 블랙윌

리콴유가 말하다 그래엄 앨리슨, 로버트 블랙윌(지음), 석동연(옮김), 행복에너지   많은 사람들이 싱가폴을 관광 목적으로, 사업 목적으로 방문하지만, 그 곳이 민주주의 국가인가에 대해선 의문을 가지지 않는다. 이와 비슷한 곳으로 두바이가 있다. 한국인들에게 '민주주의'는 뭔가 짠한 구석이 있다. 지켜야 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최근 유튜브를 통해 유언비언과 터무니없이 경도된 사상을 전파하는 유튜버들도 미디어로 관리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리콴유는 민주주의자가 아니다. 최근 민주주의 위기론도 자본주의의 관점에서 민주주의로 성공한 경우보다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기 때문은 아닐까 고민 중이다. 최근에 번역 출간된 마틴 울프의 >는 자본주의의 위기가 아니라 민주주의의 위기를 이야기하고 있다. 이래저..

신뢰할 수 있는 인공지능, 한상기

신뢰할 수 있는 인공지능한상기(지음), 클라우드나인  이 책으로 인공지능 연구자들이 알고리듬, 모델, 시스템에 관한 연구 외에도 인공지능의 발전을 위한 다양한 연구 과제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길 기대한다. 또한 인공지능과 사회 문제를 연구하는 다양한 학자들이 다루는 주제나 문제점 해결 방안이 기술적으로 얼마나 어려운 과제인지, 문제해결을 위해 어떤 기술이 필요한지를 이해할 수 있기를 바란다. (11쪽)  인공지능(AI)의 발전 속도는 현기증이 날 정도다. 너무 빠르다. 인공지능에 대해서 우호적이었던 이들까지도 이 발달 속도 앞에서 염려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사람들은 ChatGPT와 같은 채팅 기반의 서비스나, 특정 업무를 지원하기 위한 여러 생산성 도구들 위주로만 관심을 가지는 듯하다. 확실히 편리하다...

하드리아누스 황제의 회상록2, 마르그리트 유르스나르

하드리아누스 황제의 회상록 2 마르그리트 유르스나르(지음), 곽광수(옮김), 민음사   Natura deficit, fortuna mutatur, deus omnia cernit. 자연은 우리들을 배반하고, 운명은 변하며, 신은 저 높은 곳에서 이 모든 것을 내려다보고 있다. (155쪽)   조그만 나의 영혼, 방랑하는 어여쁜 영혼이여, 육체를 받아들인 주인이며 반려인 그대여, 그대 이제 그 곳으로 떠나는구나. 창백하고 거칠고 황폐한 그 곳으로. 늘 하던 농담. 장난은 이제 못하리니. 한순간 더 우리 함께 낯익은 강변들과, 아마도 우리가 이젠 다시 보지 못할 사물들을 둘러보자 ... ... 두 눈을 뜬 채 죽음 속으로 들어가도록 노력하자. ... ... (236쪽)  가끔이지만, 지금 죽으면 어떨까 하곤..

AI 2041, 리카이푸, 천 치우판

AI 2041 리카이푸, 천 치우판(지음), 이현(옮김), 한빛비즈   짧은 이야기와 이 이야기에 대한 설명으로 이루어진 이 책은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여러 인공지능 관련 서적들 가운데서 가장 쉽고 빠르게, 그리고 현실성 있게 AI가 만들어갈 미래 세계를 보여주고 있었다. 어떤 독자들은 과연 이런 세상이 될 것인가 의문을 표시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이것보다 더 진전될 것이라 생각한다. 다만 이 진전이 우리 인류에게 도움이 될 지, 아니면 해악될 지 모르겠지만. 이미 많은 학자들과 지식인들은 AI로 인해 만들어질 디스토피아를 걱정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렇다고 AI의 발전을 막을 수 없다는 점에서, 최근 나도 집중적으로 AI 관련 서적과 논문들을 살펴보고 있는 중이다.  미국의 과학자 로이 아마라..

인터랙션 디자인 특강, 도널드 노먼

도널드 노먼의 인터랙션 디자인 특강 The Design of Future Things 도널드 노먼(지음), 김주희(옮김), 유엑스리뷰   2009년에 출간된 책인데, 2022년에 번역되었다. 디자인 전문서적이라, 딱히 읽을 사람도 많지 않으니, 이제서라도 번역된 것이 다행이랄까. 이 책은 원서 제목처럼 미래의 사물들에 대한 디자인을 이야기하고 있다. 정확히는 인텔리전스 제품과 사람과의 인터랙션(interaction)에 집중한 책이다.  최근 나는 'AI 기반 프로덕트를 위한 UX'라는 제목으로 세미나 발표를 하였다. 최근 나는 AI 기반 제품/서비스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특히 이러한 제품/서비스와 사람들 간의 인터페이스, 그리고 그 경험을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에 꽂혀있는데, 의외로 여기에 대해 연..

빈방의 빛, 마크 스트랜드

빈방의 빛 - 시인이 말하는 호퍼 마크 스트랜드(지음), 박상미(옮김), 한길사.  호퍼의 빈 공간 호퍼의 그림은 짧고 고립된 순간의 표현이다. 이 순간은 방금 무슨 일이 있었는지 분위기를 전달하면서 앞으로 일어날 일을 암시한다. 내용보다는 분위기를 보여주고 증거보다는 실마리를 제시한다. 호퍼의 그림은 암시로 가득 차 있다. 그림이 연극적일수록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궁금해지고, 그림이 연극적일수록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궁금해지고, 그림이 현실에 가까울수록 무슨 일이 있었는지 생각하게 된다. 여행에 대한 생각이 마음속에서 떠나지 않을 때, 그림은 우리를 더욱 끌어들인다. 어차피 우리는 캔버스를 향해 다가가거나, 아니면 거기서 멀어지는 존재가 아닌가. 우리는 그의 그림을 볼 때 - 우리 자신을 자..

전략적 사고의 11가지 법칙, 김성준

전략적 사고의 11가지 법칙김성준(지음), 포르체   최근 국내 저자에 의해 나오는 경영 전략 관련 책들의 수준이 높아졌다. 깊이도 있고 적절한 사례와 방안을 제시해준다는 점에서 이 책도 상당한 수준이다. 추천할 만하다. 나 또한 알고 있는 것이지만, 좀 간과하고 있었던 점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책을 읽은지 꽤 되어, 읽으면서 적은 메모를 바탕으로 그냥 생각나는 대로 적어본다. 책은 상당히 좋으니까, 기회 닿는다면 읽기를 권한다.   1. 저자가 제시하는 11가지 법칙은 다음과 같다. 1. 전략적 사고에 시간을 투자하라2. 자신의 사고 스타일을 파악하라 3. 단어의 본질을 명확하게 정의하라 4. 이분법 틀에서 벗어나라 5. 메타 질문으로 생각의 함정에서 탈출하라 6. 고객에서부터 출발하라 7.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