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우주/리뷰

클리오 박스, 인사아트센터

지하련 2011. 5. 8. 22:58


CLIO Cosmetic Art 2011
CLIO BOX
2011. 4. 27 - 5. 3
인사아트센터 1층
http://www.clio.co.kr/index.asp

 

(인사아트센터 1층 클리오박스 전시장 입구)


색조 전문 화장품 회사 클리오가 아트-작품과 상품-아트의 교차를 시도하는 또 한 번의 아트 콜라보레이션을 시도한다. 클리오가 순수미술을 통한 브랜드 이미지의 고급화를 지향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개최하는 전시 ‘클리오 코스메틱 아트’는 이번으로 다섯번째이다.

콜라보레이션 전시가 흔히 그렇듯, 전시는 크게 두 가지 성격을 공유할 수 밖에 없다. 용기와 매재 등 클리오 제품을 직접적으로 이용하고 변용하면서 작가의 본래적 색채를 드러내는 외형적인 특성과, 거꾸로 작가 자신의 오리지날리티와 리얼리티를 대중적이고 상업적인 영역 안에서 녹여내려는 내재적인 특성이다. 기획자는 14인의 참여 작가들마다에게 이 두 가지 특성을 자유롭게 병행시키게 하면서도, 표현의 자유는 보장하는 선에서 기획의 틀을 잡았다.
- ‘클리오박스 전’기획, 월간미술 편집장 이건수




(전시장 내부)

김세중, 김진경, 도로시 M 윤, 마리킴, 박대조, 박선기, 이관우, 이길우, 이재용, 정해진, 지니리, 탐 리, 홍수연, 황주리 등이 참가한 이 전시는 유감스럽게도 제가 리뷰를 쓰고 있는 시점은 이미 전시가 끝난 뒤 입니다. 딱 일주일 하고 전시가 끝났네요. 전시를 보지 않고 전시 소개할 수도 없고, 전시를 보고 난 다음 그 전시 소개를 급하게 적기도 어렵고 이래저래 난감한 것이 시간이 정해져 있는, 수익도 없는 전시 소개일 것입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동안에도 아직 제 어플리케이션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이 글을 통해 몇 가지는 알아야겠죠. 이 전시에 참가한 작가들은 ‘월간미술’의 이건수 편집장의 까다로운 눈으로 고른 작가들로 여겨집니다. 클리오라는 회사의 이미지에 맞으면서도 한국 미술계에서 이미 인정을 받았거나 최근 주목 받는 작가들이니깐요. 제 마음 같아선 14명의 모든 작가들을 소개하고 싶습니다만, 그렇게 하진 못할 것 같습니다. 제가 모든 작가들을 만나본 것도 아니고(전업 기자라면 모를까), 작가나 작품 소개를 할 만한 여유도 못 되니, 몇몇 작가들의 소개 정도로 그칠까 합니다. 하지만 제가 이런 류의 글을 계속 쓰게 된다면, 이 작가들이 계속 열심히 작품 활동을 한다면, 그리고 한국 사회가, 이 세계가 이 작가들로 하여금 끊임없이 작품 창작을 할 수 있도록 힘과 열정을 불어넣는다면, 다시 이 공간을 통해 이 작가들과 작품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마리 킴Marie Kim의 작품입니다. 팝아트pop-art적이면서 소녀적인 취향이 물씬 풍깁니다. 그런데 순수함이 느껴지면서도 화장을 한 얼굴은 어딘가 모르게 슬퍼 보입니다. 아마 우리 삶이 물질 위에서 태어나 물질 위에서 사라지는, 그런 것이 극대화된 현대라서 그런 걸까요.






도로시 M 윤의 작품입니다. 작은 사진이라, 작품의 느낌이 드러나지 않는 것이 아쉽습니다. 광고 사진처럼 보이지만, 실은 다소 과장되었다고 할까요. 광고는 목적성을 드러내지만, 이 작품은 그것에서 비껴나가 도리어 작품을 바라보는 관객을 향합니다. 정확히 말하면 관객의 심리라고 할까요.



이관우의 작품입니다. 이효리이네요. 위로는 투명한 도장이 겹쳐져 있습니다. 원래 전각 작업을 작가입니다. 이번에는 클리오 화장품의 모델인 이효리를 바탕으로 작업을 하였습니다. 아무래도 화장품 회사에서 지원하는 전시라, 이 작품을 한 것이겠죠.

 

정해진의 작품입니다. 비단에 채색을 하였습니다. 도록에서 옮겼습니다만, 실제로는 꽤 흥미로운 작품이었습니다.

 


박선기의 작품입니다. 매달린 것은 클리오의 립스틱 케이스입니다. 이 작품도 무척 흥미로웠습니다. 립스틱 케이스로 자아내는 공간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였습니다.


 


박대조의 작품입니다. 실제 작품은 Light Box로 무척 화려하면서도 묘한 느낌을 줍니다. 인공적이지만, 그 인공미 너머 뭔가 이야기하려고 노력하는 느낌이랄까요.
 

클리오 박스의 도록입니다. 일반적인 전시 도록과는 다른 스타일입니다. 그만큼 신경을 쓴 것이지만, 일반적인 도록의 형태가 아니라, 패션 잡지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이 글을 쓰면서 클리오 홈페이지를 방문했습니다. 메인 페이지 메뉴에 Art가 있었습니다. 예술가들에게 많은 지원을 하고 있는 기업이라는 인상이 들었습니다. 그것도 매우 적극적인 형태의 지원이었습니다. 이런 식의 미술 지원 사업은 장기적으로 기업의 브랜드 인지도를 높일 수도 있고 작가 개인에게는 작품 활동을 계속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위의 작품 이미지는 제가 전시장에서 찍은 사진과 작품 도록에서 옮긴 것입니다. 저작권자의 요청이 있을 경우, 삭제토록 하겠습니다. 실제 작품은 위의 사진에서 보는 것 이상의 흥미로움과 감동을 줍니다. 전시 기간이 길었으면 좋았을 텐데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