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우주/예술가

아드리안 파이퍼 Adrian Piper

지하련 2007. 2. 11. 11:52
2002년 10월 25일부터 2003년 2월 2일까지 호암갤러리에서 전시된 ‘미국현대사진전 1970-2002’ 전시 도록을 꺼내본다. 그리고 그 곳에서 날 매혹시켰던 한 명을 기억해낸다. 불행하게도 그녀는 자신의 실존을 요가에 맡겨버렸다는 사실에 무척 실망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그녀 개인에게 있어서는 매우 다행스러운 일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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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을 위한 음식, 이미지 #2
Food for the Spirit Image #2
1971, gelatin silver print, 45.72*40.64cm


아드리안 파이퍼 Adrian Piper

뉴욕 할렘에서 태어난 아드리안 파이퍼는 1974년 뉴욕 시립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하고, 1981년 하버드 대학교에서 철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70년대 초반, 파이퍼는 임마뉴엘 칸트의 철학서적들, 특히 마음, 정신 그리고 육체의 분리에 관한 숙고에 몰두했다. 파이퍼는 초기 사진에서 주재료로써 그녀 자신의 육체를 사용하고 있다.
여러 대학에서 철학을 강의했던 파이퍼는 그녀 자신의 철학적 신념에 근거한 방법으로 거울을 통한 나체상태의 다양한 단계 촬영에 착수한다. 파이퍼는 <영적 음식 이미지> 연작은 칸트의 순수이성비판의 문구를 되풀이 하는 녹음된 그녀의 목소리와 거울 속의 자신을 찍은 개념예술 작품이다. 매우 낮은 조명은 그녀의 형체를 안 보이게 하고, 그녀를 둘러싼 그림자 속으로 분해되게 한다. 거울 속의 그녀를 찍은 사진과 그녀의 녹음된 목소리는 의식이 흐르는 순간을 재생함으로써 그녀의 존재를 확인하게 한다. 14장의 연작을 제작하는 동안 칸트의 유명한 금욕주의를 재현하면서 그녀는 단식을 하고, 요가를 하면서 사회적으로 자신을 고립시켰다.
- 전시도록에서 인용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