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들의 우주/비즈

메소드 스타일Method Style, 에릭 라이언, 에덤 라우리

지하련 2020. 9. 20. 15:00




메소드 스타일 Method Style  
- 1등 기업과 싸우는 작은 회사의 7가지 집착 

에릭 라이언, 애덤 라우리(지음), 구세희(옮김), 한빛비즈, 2013년  



브랜드는 내부에서부터 시작된다. 메소드에서는 직원들이 바로 브랜드다. (106쪽) 




번역 출판된 지도 벌써 7년이 지났는데, 이 책이 주는 울림은 상당하다. 지금이라도 찾아서 읽어야 되는 책이라고 할까. 특히 디자인 사고(Design Thinking)에 대해선 실제 비즈니스나 제품 기획에 있어서 어떤 방식으로 적용하고 실행할 수 있는가에 대한 탁월한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 


이 책은 멋있는 디자인의 친환경 청소용품을 생산하는 캘리포니아의 별난 기업 메소드Method에 관한 책이다. (5쪽) 


그리고 그들의 빠른 성장의 배경이 되는 (전략이 아닌) 집착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 책의 핵심에는 우리의 일곱 가지 집착, 즉 우리가 살아가는 원칙이 자리 잡고 있다. 다른 기업들은 이것을 ‘전략’이라 부른다. 하지만 전략이란 회사 직원이 상사를 위해 수행하는 일을 부르는 낡고 진부한 표현일 뿐이다. 이보다는 우리가 말하는 집착이 훨씬 더 큰 의미를 갖는다. 집착이란 하루 일과가 끝난 뒤에도 집에까지 가져가는 것, 기업가가 더 깊이 생각하고, 더 오래 일하고, 산업 자체를 바꿀 수 있게 해주는 그런 것이다. (7쪽) 


우리의 경쟁 상대들을 한 번 생각해보라. 비누와 세제회사는 세계 최초의 다국적 기업이자 대중매체 분야를 처음 개척한 이들이기도 하다. (…) 우리는 이 전투의 현장과 전투의 법칙을 최대한 새롭게 만들어 그들의 약점을 우리의 강점으로 바꿔야 했다. 그들에게 규모와 힘이 있다면 우리에게는 빠른 속도와 민첩성이 있다. 그들은 식스시그마를 따르지만, 우리 직원들은 자기 일을 통해 무언가를 창조하고 자신을 그대로 표현하게 하는 창의적이고 당돌한 문화를 세웠다. (7쪽) 


애초 이들의 도전은 무모했다. P&G 같은 회사가 있는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그리고 초반의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그들은 성공했고 한국에서도 그들의 제품을 만날 수 있다. 그리고 그들이 집착한 원칙 - 이 책의 목차이기도 한 - 은 아래와 같다. 


집착1. 문화클럽을 만들어라. - 문화를 경쟁우위를 삼아라. 브랜드는 안에서 밖으로 표출된다.

집착2. 옹호자를 양성하라. - 고객을 사회적 사명에 열광하는 옹호자로 만들어라.

집착3. 녹색 거인이 돼라. - 녹색 운동을 개인화하라. 더 큰 규모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

집착4. 재빠르게 공격하라. - 최고로 크지 못한다면 최고로 빨라야 한다.

집착5. 관계에 집중하라. - 소수와 깊은 관계를 창출하여 차별화를 꾀하라. 

집착6. 사용 경험을 통해 점수를 따라. - 제품 중심으로 생각하고 훌륭한 제품 경험을 제공하라.

집착7. 디자인 중심으로 생각하라. - 디자인 리더십을 DNA 속에 심어라. 


그들의 창업은 아래의 관점에서 시작되었다. 


그는 완전히 새로운 것을 처음부터 만들어내는 대신, 이미 상업성이 증명되었지만 활기가 떨어진 시장을 찾아 거기에 신선한 변화를 일으킬 길을 찾는 것이 훨씬 쉬움을 깨달았다. (17쪽) 


그리고 기업 문화를 만드는 것부터 전력 투구한다. 


그 진정성의 핵심, 즉 직원과 고객, 언론이 다 함께 만들어내는 그 에너지가 바로 기업의 문화다. 문화란 칸막이 벽이나 직원 근무 방침 같은 것의 제약을 받지 않는 X인자이자 브랜드의 영혼, 부분의 합이 전체보다 큰 무언가다. (44쪽)


각 챕터들은 그들이 메소드를 성장시키면서 관심을 기울이고 집착했던 것들에 대한 원칙이나 방법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한다. 


공정이란 원하는 지점까지 빠르고 안정적으로 도달하기 위함인 반면 혁신이란 새로운 미지의 영역에 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45쪽) 


책 전체적으로 보자면, 처음은 사람이고, 마지막은 디자인이라고 할까. 그리고 그걸 위해 창업자이자 이 책의 저자인 에릭 라이언과 에덤 라우리는 많은 사람들을 만나 조언을 구하며 직원들과 어울리고 고객의 의견에 귀 기울이며 앞으로 전진했다. 


적합한 사람을 채용하라 : 전문성만 보고 사람을 뽑지 말고 그들의 성격과 태도가 회사에 어울리는지 확인하라. 누군가를 채용하려고 할 때 그 사람이 우리 회사에 맞지 않는다는 직감 같은 게 느껴지면 서둘러 채용하지 말고 자리를 비워둬라. 

처음부터 문화를 강조하라: 신입사원에게 회사 문화를 설명하여 그들이 채용된 데는 단순히 경력과 전문성 때문이 아니라 회사에 적합하기 때문도 한몫했음을 알려주어라. 

피드백을 많이 제공하라: 주기적으로 시간을 내어 직원들이 회사의 가치관과 문화면에 있어 얼마나 잘 따라오고 있는지 상기시켜라. 

(79쪽) 


협력하는 분위기를 만들려면 먼저 부서간 벽과 그들 사이에 생겨난 하위문화를 없애고, 회사 전반에 걸쳐 협력과 팀워크, 의사소통의 수준을 더욱 높여야 한다. (88쪽)


이 책은 매우 실용적인데, 메소드가 몇 명의 직원으로부터 시작해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실행들을 7가지 집착을 원칙이나 방법론의 관점에서 설득력 있게 정리하고 있어서, 몇 개의 아이디어들은 바로 자신이 몸담은 조직에 실천할 수 있을 정도이다. 


대중 브랜드와 신념 브랜드의 차이는 독백과 대화의 차이와 같다. 대중 브랜드는 사람을 향해 일방적으로 말한다. 아니, 조금 더 정확히 말하면 사람들을 향해 일방적으로 소리를 지른다. 반면 신념을 바탕으로 한 신념 브랜드는 남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대화를 만들어낸다. 우리의 생각을 이야기하자면 지금의 세상에서는 대중 브랜드가 사람을 향해 질러대는 고함을 조금 줄이고, 신념을 바탕으로 하는 브랜드의 목소리를 조금 더 키워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131쪽) 


그리고 그러한 실천들이 근거하고 있는 브랜드 전략이나 경영 원칙에 대해서도 소홀하지 않다. 


재빠르게 공격한다는 건 곧 자신의 속도를 조절하는 것, 즉 빠르고 명확하고 일관되게 매분, 매일, 매년 최고의 의사결정을 내리도록 도와줄 시각을 확립하는 것이다. 아이러니하지 않은가? 진정한 속도는 시간에 연연하지 않는 데서 나온다니 말이다. (266쪽) 


오늘날 어떤 소비재 생산기업이 성공을 거두고 있는지 살펴보면 애플, 다이슨, 나이키, BMW처럼 모두 제품 실행과 경험에 매우 뛰어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세상은 진정으로 훌륭한 제품, 특히 유의미한 차별화 전력으로써 소비자 경험을 제공하고 제품을 잘 만드는 조직을 선호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 메소드는 제품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기업이다. 모든 것이 훌륭한 제품을 만드는 데서 시작하고, 거기서부터 모든 일이 자연스럽게 흘러간다. (317쪽) 


그러나 가장 핵심적인 부분은 책의 후반부에 언급되는 디자인 사고에 대해선 부분일 것이다. 많은 이들이 언급하고 한국의 상당수의 기업들이 자체 팀으로, 혹은 외부 전문가들로부터 컨설팅을 받지만, 그것은 일회성으로만 그치는 경우가 많고 결과적으로 Product Design에 멈추고 만다. 일종의 문화이면서 기업 경영의 근본이 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점에서 이 책의 가치는 충분하다. 




우리에게는 이러한 것을 논하는 데 필요한 언어가 없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디자인은 곧 겉치장을 뜻한다. … … 하지만 내게는 그 단어보다 디자인의 진정한 의미와 거리가 먼 말은 없다. 
디자인은 인간이 만든 모든 것의 근본적인 영혼이다.
- 스티브 잡스 (349쪽) 



내부적으로 우리는 디자인과 사업적 사고를 한데 합칠 필요에 대해 늘 역설한다. 본질적으로 사업적 사고란 의사결정을 잘 내리는 것, 예측 가능하고 재생 가능한 시스템, 즉 이상적으로 허점이 없는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기존의 선택지를 가지고 일하는 것이다. (…) 이것이 바로 컴퓨터 알고리즘처럼 수량화가 가능하고, 측정 가능하고, 증명 가능한 사업이다. 이것이 곧 ‘측정할 수 있는 일이어야 수행될 수 있다’는 관리 신념에 담긴 철학이다. 

그러나 디자인적 사고는 이와 반대다. 기존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선택지를 새롭게 만드는 것이다. 디자인의 목표는 무언가 새롭고, 더 낫고, 아니면 다른 것을 만드는 것이다. 

디자인적 사고가 기존의 전통적 사고와 그리도 다른 데는 이유가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문제점을 생각하거나 아이디어를 낼 때 귀납적 사고(관찰한 구체적인 사실을 바탕으로 일반적인 결론을 이끌어냄)과 연역적 사고(일반적인 사항을 바탕으로 구체적인 결론을 이끌어냄)를 이용한다. 하지만 디자이너들은 세 번째 방식인 가추적 사고abductive reasoning를 한다. 문제 자체에서 논리를 이끌어내는 것이다. 이것은 이전에 상상한 적도 없는 것에서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기술이다. 그것을 표현해내기 위해 쓰는 언어는 중요하지 않고 오로지 거기 숨겨진 개념이 중요하다. 디자이너는 모방하지 않고 창조한다. (395쪽 ~ 361쪽) 







메소드 스타일 - 10점
에릭 라이언 & 애덤 라우리 지음, 구세희 옮김/한빛비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