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련의 우주/Jazz Life

주말

지하련 2021. 11. 15. 00:31

 

 

목요일 프로젝트 회식이 있었고 금요일 그 프로젝트에 위기가 찾아왔다. 개발된 소스를 전체적으로 전면 수정해야 될 정책 이슈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토요일 부재 중 전화들과 예상치 못한 메일 몇 통으로 무너졌다. 주말 일과를 멍하게 보낼 수 밖에 없었다. 명확한 해결책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넋 놓고 있을 수도 없어서 머리를 복잡했다. 하지만 몸은 계속 멍했다. 가족에게 짜증을 부렸고 스스로에게 짜증을 냈다. 

 

올핸 단풍을 보지 못했다는 자책감에 주말에 어떻게든 어디 여행이나 갈까 했지만, 아무 짓도 하지 않았다. 결국 내일은 오고 나는 그 어떤 솔루션도 찾지 못한 채 출근을 할 것이다. 

 

나이가 든다고 해서 뭔가 해결책을 가지는 것도 아니고 뭔가 탁월해지는 것도 아니다. 그저 포기하지 않고 묵묵히 노력할 뿐이다. 그리고 지금 나에게 있는 것도 그것 밖에 없으니. 

 

 

지난 주말 걸었던 동네 공원 풍경이다. 거의 일 년만에 성당 미사를 하고 난 다음이었다. 그리고 이번 주 성당 미사를 가지 못했다. 오늘 다 읽은 고 정주영 회장의 <<이 땅에 태어나서>>에서 반복적으로 강조되는 것이 정신력인데, 나는 이게 형편없는 모양이다. 어떻게든 버티고 정상적인 패턴을 찾아야 하는데, 성당 미사도 빠지고 주말 내내 멍한 채로 시간만 보냈으니... 

 

하루하루 발전하지 않는 삶은 의미가 없다. 우리는 발전하기 위해서 사는 것이다. 

- 정주영, <<이 땅에 태어나서>>(솔출판사), 41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