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들의 우주/비즈

메타버스 새로운 기회, 김상균, 신병호

지하련 2022. 3. 6. 18:31

 

 

메타버스 - 새로운 기회

김상균, 신병호(지음), 베가북스, 2021년

 

 

충분히 발전한 기술은 마법과 구분되지 않는다. 
Any Sufficiently advanced technology is indistinguishable from magic. 
- 아서 C. 클라크

 

 

대부분 다 아는 내용이었다. 그래서인지 메타버스에 대해 큰 관심이 없었다. 메타버스에 대한 저자들의 정의는 ‘나를 대변하는 아바타가 생산적인 활동을 영위하는 새로운 디지털지구’다. 좀, 너무 거창한 정의라는 생각이 든다. 그냥 ‘3D 온라인게임과 같은 시각 공간과 인터페이스를 제공하는 커뮤니티 & 커머스 서비스’라고 메타버스를 정의하면 어떨까. 이게 좀더 현실적인 것같은데. 다만 메타버스의 가능성을 낮게 평가하는 듯 하지만.

 

실은 메타버스의 기반 기술은 대부분 10년 이상된 것들이다. 이미 세켄드월드같은 커뮤니티 서비스는 인터넷 초창기부터 있었다. 아직까지 서비스가 유지되고 있다는 것이 더 놀라울 정도니까. 따라서 메타버스는 기존에 있었던 어떤 것들을 새로운 용어로 다시 부각시키려는 어떤 의도가 있는 건 아닐까. 일종의 마케팅 용어라고 생각했다. 

 

저자들은 메타버스를 4가지로 구분한다. 1)증강현실(Augmentaed Reality) 세계, 2)라이프로깅(Lifelogging) 세계, 3)거울세계(Mirror worlds), 4)가상세계(Virtual worlds)다. 하지만 메타버스의 궁극적인 모습인 이것들이 서로 결합된 어떤 세계일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메타버스의 특성으로 SPICE 모델을 이야기한다. 연속성(Seamlessness), 실재감(Presence), 상호운영성(Interoperability), 동시성(Concurrence), 경제흐름(Economy Flow).

 

저자들은 각 주제/소재에 맞추어 여러 사례를 인용하며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책은 전반적으로 평이하며 짧은 글들을 모아놓고 있다. 대단히 전문적인 내용이 나오는 것이 아니라 일반 독자들이 쉽게 읽을 수 있다. 로블록스나 엔비디아 같은 회사에 대해서도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또한 페이스북이 왜 회사이름은 '메타'로 바꾸었는지에 대해서도 살짝 알 수 있는 내용이 등장한다(최근 페이스북의 주가 하락은 상당히 의미심장하지만).

 

앞에서도 말했다시피, 나는 메타버스에 대해서 대단한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심지어 마케팅 용어라고 생각했을 정도니까. 다만 이 책을 통해 내가 새롭게, 혹은 그동안 간과하고 있었던 것들이 있어서 요약해본다.

 

이젠 반도체업계의 거물 회사가 된 엔비디아. 이 회사에서 2020년말 오픈 베타 버전으로 출시한 개방형 클라우드 네이티브 플랫폼인 옴니버스(Omniverse) 플랫폼은 메타버스 비즈니스가 어떻게 흘러갈 것인가에 대한 조심스러운 전망을 가능하게 해준다. 옴니버스 플랫폼 안에 현실과 똑같은 물리법칙을 적용하고 가상 협업과 포토리얼리즘(극사실주의) 기반의 시뮬레이션 모델을 제공(106쪽)하는 것으로 3D 기반의 다양한 작업 및 협업이 가능하다. 흔히 3D 기술이 게임이나 영상에서만 사용된다고 여기기 쉬우나,  실은 건축부터 제조, 다양한 설계 작업 등 그 활용 범위는 매우 광범위하다. 그런데 이것을 개방형 플랫폼으로 제공한다? 아직 시작이지만, 이 플랫폼의 미래가 궁금해진다. 그리고 엔비디아의 앞으로의 행보가 상당히 흥미로울 것이다. 비록 ARM 인수는 독과점으로 인해 불발되긴 했지만.

 

 

최근 마이크로소프트는 IT의 최강자로서의 명성을 뒤찾았다. 아마존웹서비스에 이어 시장 점유율 2위를 하고 있는 MS의 Azure의 성장세는 심상치 않다. 그리고 메타버스와 관련하여 마이크로소프트의 홀로렌즈2는 주목할만하다. 홀로렌즈는 안구 움직임을 정확하게 추적하는 ‘아이트랙킹(Eye-Tracking)’ 기술과 3차원 위치 인식기술을 기반으로 진화된 업무환경을 조성하고, 실무자를 위해 다양한 분야의 산업군에 알맞은 애플리케이션들을 제공하는 하드웨어 플랫폼으로 진화(200쪽)하고 있다.

 

가령 MS의 홀로렌즈를 끼고 공장으로 들어가서 공장 내를 돌아다니면서 네트워크에 연결된 공장 설비들의 상태를 바로 확인하고(IOT를 이용해 사용자의 홀로렌즈에 해당 설비 정보가 노출된다) 문제가 있는 경우에는 해당 문제는 그 자리에서 조치할 수 있다. 굳이 노트북을 연결해서 상태를 점검하는 것이 아니라. 또한 가동율이나 불량율 등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또한 해당 공장과 동일한 형태의 공장을 가상 공간에 마련하여 실제 공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미리 예측, 대비할 수도 있을 것이다. 

 

 

위 메타버스 핵심 밸류체인 도표는 메타버스와 관련된 많은 것들을 설명한다. 메타버스가 3D 게임 정도의 수준에 머물지 않고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어 적용될 것임을 보여준다. 하지만 지금 언급되는 것들이 다 되기 위해선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리겠지만. 

 

* 무려 500만원 이상하는 MS 홀로렌즈2 리뷰 동영상이다. 아마 우리가 메타버스라고 할 때, 그 초기 모습은 아래와 동영상에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