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련의 우주/Jazz Life

차 유리 현상 windshield phenomenon

지하련 2022. 3. 19. 12:39

 

과학자들은 '차 유리 현상'을 언급했다. 사람들이 몇 년 또는 몇십 년 전에는 운전을 하다가 날벌레 사체를 치워야 했는데 요즘 그럴 일이 없어지면서 비로소 곤충이 사라지고 있음을 알게 된 것을 일컫는 용어이다. 예전에 자동차 여행자들은 몇 시간마다 차를 세워서 차장을 더럽힌 메뚜기, 파리, 총채벌레, 각다귀 따위의 수많은 곤충을 닦아 내야 했다. 시골의 농경지나 숲 근처를 지날 때면 곤충의 날개, 다리, 더듬이 등으로 차창은 점점 오케스트라 지휘자의 어지러운 악보처럼 변했다. 사람들은 최근까지도 그랬다는 것을 기억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제 차창이 안 더럽혀진다. 우리의 컴퓨터 스크린이 동물로 가득 차고 있는 동안, 우리와 자연 사이의 오래된 산업적 경계선인 차 유리창에서는 그것들이 사라지고 있었던 것이다. - <<고래가 가는 곳>>(리베카 긱스, 바다출판사), 200쪽 

 

출처:&nbsp;https://ecologyisnotadirtyword.com/2021/06/24/what-the-windscreen-anecdote-tells-us-about-science/

 

이젠 한 여름에도 이런 경험을 하기 어려워졌다. 한국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현상인 듯 하다. 우리 지구는 이미 멸종이 시작되었는지도 모른다. 리베카 긱스의 책을 읽으면 가장 머리를 맴돌았던 문단들 중의 하나였다. 아마 나이든 이들에게 체감할 수 있는 가장 호소력 있는 사실 중 하나다. 예전엔 정말 차창에 벌레들의 사체가 많았는데, 어찌된 일인지 지금은 그럴 일이 없다. 그만큼 심각해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