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또 드 파랑쉐 뀌베 라파엘 2019
Chateau de Parenchere Cuvee Raphael 2019
메를로 50%, 카베르네 쇼비뇽 50%으로 블랜딩된 와인으로 샤또 드 파랑쉐의 대표 와인이다. 아래 등급으로는 보르도 슈페리어 루즈가 있고 위로는 에스프리 드 파랑쉐가 있다. 하지만 빈티지마다 유통가격이 제각각이다. 파랑쉐 보르도 슈페리어는 병당 8유로 ~ 10유로면 살 수 있지만, 국내 샵에서는 4만원 가격으로 판매되기도 했다(이런 도둑놈들!). 내가 마신 뀌베 라파엘은 12유로 이상. 그리고 에스프리 드 파랑쉐는 19유로다. 샤또 드 파랑쉐 홈페이지에 가면 6병이 들어가 있는 박스로 구입할 때 위 가격으로 살 수 있다. 그리고 많이 사면 가격은 더 떨어진다. 하지만 한국으로 운송하려면 세금이 붙기 때문에, ...
현대백화점 지하 와인 매장에서 3.5만원에 구입했다. 2만원 후반이나 3만원 초반 가격이면 어느 정도 수긍가능한 금액이다. 아무래도 아메리카 대륙에서 나오는 와인이 접근성이 좋다 보니, 유럽 지역 와인은 손이 덜 가게 된다. 또한 빈티지마다 편차가 심해서 평판이 좋은 와인이라고 하더라도 빈티지 차트를 보고 골라야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이런저런 이유로 최근 구대륙 와인, 특히 프랑스 와인은 있더라도 선택하기 망설여지고 그냥 쉽게 구할 수 있는 신대륙 와인 위주로 마시고 있었다. 그러다가 우연히 이 와인을 마시고, '아, 이런 느낌이었지, 와인이란'하고 웃었다.
우선 이 와인은 떫다. 깐깐한 와인너리에서 만드는 와인이 가진 떫은 맛이 입 안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부드럽게 넘어간다. 부드러운 과일향의 감미로움을 뒤를 받쳐준다. 좋은 보르도 와인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 지나치지 않다. 신대륙 와인들도 다소 지나친 듯한 풍성함으로 빨리 지치게 한다면, 좋은 구대륙 와인은 마실 수록 입 안은 상쾌해지며 적절한 와인의 풍미로 기분을 유쾌하게 만든다.
고향에 내려가면서 마셨고 다시 서울로 올라와 한 병 더 구입해 마셨다. 간만에 좋은 와인을 마셨다. 스테이크와 같은 육류 요리와도 정말 좋은 와인이다.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