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민희진
인터뷰 영상을 보지 않았다. 유퀴즈에 나온 민희진을 보면서 좀 낯설다고 생각했다. 뉴진스의 자리인데, 프로듀서가 있다? 뮤지션들과 인터뷰를 위해 마련된 프로그램이었을 텐데 말이다. 그리고 이번에 보면서 혹시 그녀는 프로듀서 출신의 CEO가 아니라 스스로 예술가라고 여기는 건 아닌가 생각했다. 스스로 주목받고 싶어하며 뉴진스의 역량보다는 자신의 역량이 더 중요하고 부각되어야 한다고 여기는 듯 했다. 실제 그럴 수도 있겠지만, 바람직한 기업 리더의 모습도, 올바른 의사소통도 아니었다.
하이브는 게임 업체들이 게임 포트폴리오를 만들어나가듯 보이그룹이나 걸그룹, 혹은 뮤지션을 키우고 있다. 성공적인 접근인가에 대해선 별로 고민하지 않는 듯 보인다. 게임이 아니라 사람인데 말이지. 여러모로 하이브의 경영 전반에 대해 의구심이 드는 사태였다.
(민희진에게 공감을 표하는 이들이 많은 듯한데, 민희진은 수천억의 자산을 가질 수 있는 이다. 이미 성공한 사람이며 하이브를 나가더라도 투자자들이 줄을 설 것이다. 이미 다른 세계로 진입한 성공적인 프로듀서다. 잃을 것이 별로 없는 성공한 이의 강력한 어필을 보면서, 공감을 표하는 이들을 보며, 아, 바보 아닌가 하고 생각했다.)
9월 19일 업데이트) 그 사이 나는 뉴진스의 팬이 되어 버렸다. 그 전까지 가끔 뉴진스의 음악을 듣는 수준이었는데! 또한 팜 하니가 보트피플 부부의 아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어쨋든 현재 하이브 경영 전반의 위기가 닥칠 수도 있겠다 하는 생각이 든다. 갑작스러운 성장은 여러 모로 기업/조직의 문제를 드러나게 하고 위기를 불러온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그렇다. 그리고 이번 문제를 슬기롭게 해결하고 위기를 극복한다면 하이브는 새로운 전성기를 맞이할 것이다. 아직 어린 뉴진스 친구들이 힘을 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
9월 27일 업데이트) 민희진 대표가 인터뷰를 했다. 한 조직 내에서 갈등이 일어나는 경우, 전체 조직을 고려하여 결정이 이루어져야 한다. 나는 지금 하이브가 헛다리 짚고 있는 건 아닌가 싶다. 민희진 대표의 승리로 가고 있다. 이 인터뷰 기사의 파급력은 상당할 것이다.
“문화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사람이 만들어 가는’ 일이다. ‘산업’이라는 말에 현혹되어 태생적 본질을 잃는 것은 어리석다. 허울만 좋은 시스템은 듣기엔 그럴 듯 할 수 있으나 자칫 헛수고에 지나지 않는 말장난에 그칠 수도 있다. 사람이 하는 모든 일은 결국 ‘진심’으로 귀결되기 마련이다. 무형의 가치는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홀대받기 쉬운데, 돌이켜 보면 언제나 세상을 바꾼 결정적 한방은 전부 그것에서 비롯됐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80147
2. 의사 파업
아직 병원을 자주 다닐 나이는 아니지만, 확실히 5년 전보다 자주 다니고 있다. 주로 치과와 정형외과를. 퇴행성 질환들이 덮칠 나이다. 문재인 정권 때 의사 파업에서는 기형적인 의료 서비스가 왜 부각되지 않았을까. 코로나 사태 때문이었을까.
이번 의대 정원 확대는 안타깝게도 병원 민영화라는 큰 틀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이제 병원에서는 국민건강보험 환자를 받을 것인가 받지 않을 것인가 병원에서 정하게 될 것이다(이게 병원 민영화다). 돈 되는 진료 과목으로 의사들이 몰리고 사명감을 가진 의사들은 뒤전으로 물러날 것이다. 하긴 그런 식으로 학교 선생님들도 그랬으니, 당연한 일인가?
지금도 진행 중인 이번 파업은 우리 사회에 큰 상처를 남길 것인데, 주류 언론에서는 제대로 이야기하지 않는다. 우습지 않은가. 대다수의 국민들은 이번 사태의 본질을 알고는 있을까, 제대로. 그리고 누가 책임을 질까. 당연히 국민들이 책임지겠지. (그러니까 좀 제대로 상황 파악 좀 했으면...)
9월 19일 업데이트) 아직까지도 의사 파업은 해결되지 않았다. 이젠 의사들의 탓으로 돌리기엔 정부의 무책임이 너무 크다. 너무 안일하다. 의사도 국민이다. 큰 틀에서 접근하여 해결해야지, 세부적인 문제들로만 접근하여 해결하려고 하니, 서로 싸우는 것이다. 너무 한심하다. 국가나 정부가 문제를 접근하고 해결하는 방식은 일반적인 이익단체와는 달라야 한다. 그런데 이번에 보니, 똑같이 움직이더라. 거참....
3. 강형욱
잡플래닛은 문제가 있는 플랫폼이다. 장점이 없는 건 아니지만 악의적인 목적을 가지고 비방글을 올리면, 기업에선 대응할 방법이 거의 없다. 그냥 속수무책으로 당한다. 그 비방글이 진실인지 거짓인지 사용자들은 관심 없다. 칭찬이나 찬사를 거짓으로 올리진 않지만, 비방이나 공격이 목적이라면 과장해서 올릴 가능성이 높다. 더구나 다니던 회사에서 짤렸거나 갈등 관계로 퇴사를 하게 되었을 때, 그 분노를 풀기 매우 좋은 플랫폼이다. 그리고 그런 글들이 많은 곳이 바로 잡플래닛이다. 그래서 잡플래닛에 리뷰된 기업 평판을 볼 땐 그냥 2.5 이상이면 좋은 회사로 보면 된다 정도이지, 그 곳에 올라온 글들 하나하나를 꼼꼼히 읽을 필욘 없다. 또한 올라온 리뷰가 많지 않은 기업의 리뷰 또한 의미 없다. 악의적인 글 하나하나의 내용이 맞는지 볼 필요 없는 곳이 잡플랫닛이다. 이런 플랫폼일수록 무수한 대중의 지혜가 모이는 곳이니, 전체적인 분위기만 보는 수준에서 그쳐야 한다.
하지만 기자들은 이런 것엔 별 관심없고 오직 클릭수에만 관심이 있으니, 누가 피해를 입든 상처 입든 관심 없다. 마치 이영돈PD의 먹거리X파일과 같이 기사들도 그렇게 나오고 있다. 뭐 그런 식이다. 얼마 전 어느 매체의 기자 페이지를 봤더니, 30일 동안 무려 280 여개의 기사를 썼더라. 그는 기자인가 기계인가. 우리는 그런 기사들을 보면서 왈가왈부한다. 이젠 기자들이 아니라 대중들이 더 문제라는 생각이 드는 건 왜일까. 그렇게 비난을 하고 욕을 하다가 나중에 정정된 기사나 내용이 나오면 나 몰라라 한다.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
4. 대통령의 거부권
울며 화를 내는 나이 든 해병전우회 사람들을 보면서 낯설다고 생각했다. 대체로 국민의 힘과 같은 보수 지지자로 여겨졌기에 말이다. 국민의 힘이나 정권 관계자들은 자신들의 안위만 중요하지 국민은 그냥 우습게 보는 이들이다. 우습게 봐도 된다. 그들이 그 어떤 사건을 저질러도 계속 그들을 지지하고 그들을 보호하는 언론사와 기레기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대통령이 직접 음식을 해서 기자들에게 대접을 했는데, 기사 제목에는 대부분 계란말이, 김치찌게만 언급되었다. 설마 그걸 기자들에게 대접이라고 했을까. 실은 안동 한우, 완도 전복 등 지역 식재료들이 함께 어우러졌다. 기사 제목들이 다 천편일률적이라 뭐랄까, 속는 기분이 들었다. 그 자리에 모인 기자들은 무슨 생각일까. 나는 아직도 조국 전 장관(현재는 국회의원이지만) 아파트 앞에 진을 치고 있던 기자들의 모습이 잊혀지지 않는다. 한국 언론들과 기자들을 이젠 신뢰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 제 정신이라면, 기존 언론사에서 퇴사하고 다른 곳으로 이직하길 바란다.
5. 그 국민에 그 대통령
딱 그 국민의 수준에 맞는 대통령이며, 정부이며, 국회의원이다. 정치를 욕하지 말자. 대통령을 비난하지 말자.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자. 현 대통령과 정부의 실책들은 10년, 20년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미 기초 과학을 연구하던 젊은 연구자들은 일자리를 잃었고 그 기회를 틈타 중국 등에선 높은 연봉으로 이들의 이주를 권유하고 있다. 십년 후 한국 사람들은 십년 전이나 이십년 전 한국을 그리워할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그들의 잘못된 투표가, 잘못된 정치관이 이 사태를 만들었다고 여기지 않을 것이다. 서유럽에서 어느 정도 경쟁력을 가지고 있던 영국이 브렉시트 이후 급격히 무너지고 있듯이 잘못된 투표로 이 나라가 경쟁력을 잃어가더라도 다음 이 나라를 이끌 대통령을, 정부를, 국회의원들을 비난하지 말기를 바란다. 지금 언론과 정부, 여당을 보라. 아직도 문재인 정부를 비난하고 공격하지 않고 있지 않은가. 그렇게 비난하고 공격하면 어떤 국민들은 따라 비난하고 공격하고 있으니까. 한 나라의 리더는 딱 그 나라 국민의 수준이다. 박근혜 대통령을 뽑았듯이, 이번도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