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련의 우주/Jazz Life

동사서독

지하련 2001. 10. 26. 07:41
그냥... 2001년 10월 가을비 내리는 한 밤 중, 동사서독의 한 모퉁이를 떠올리며



날 사랑한다고 말하지 않았죠. 난 그 단어를 듣고 싶었는데, 그는 끝내 그 말을 하지 않았어요. 너무 자신만만했던 거죠. 그와 결혼하리라 믿었는데, ... 난 그의 형과 결혼을 했어요. 결혼하던 날 나에게 같이 가자는 걸 거절했어요.

예전엔 '사랑'이라는 단어를 너무 중요하게 여겨 소리내어 말해야만 영원하다고 믿었어요.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하든 하지 않든 별 차이가 없는 것이었더군요. 사랑 역시 변하니까.

난 이겼다고 생각해 왔어요. 그러던 어느 날 거울을 보고 내가 졌다는 걸 깨달았어요. 내가 가장 아름다운 시절에 내 곁에 사랑하는 사람이 없었어요. ... 다시 시작했으면 좋겠어요. 다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