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련의 우주/Jazz Life

신정아

지하련 2007. 9. 19. 09:12


  사람을 만나 몇 마디 해보면 이 사람, 능력 있는지, 능력 없는지 대강 알게 된다. 그리고 학교같은 걸 물어보았을 때, 능력에 비례해 좋은 학교를 나왔으면 우수한 것이고 능력과 무관한 학교나 전공을 가졌을 때, 그 사람은 대단한 것이다. 하지만 한국 사회나 심지어 나까지도 그 사람을 한 번 쳐다보게 되고 같이 일을 하게 되었을 때, 혹시 실수나 하지 않을까 걱정하게 된다. 실은 후자의 사람을 만나, 같이 일을 하게 되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이다.

  미술계는 '신뢰(Trust)'를 바탕으로 움직이는 거대한 사회다. 작가는 믿고 화랑이나 갤러리에 작품을 내다 걸며, 컬렉터는 화랑이나 갤러리를 믿고 작품을 구입한다. 하지만 그 '신뢰'를 얻기 위해 그녀는 스스로 자신의 일부를 속이고 다른 이들을 속였다. 그래서 사람들은 분노하고 언론은 드디어 재미있고 현란한 기사 소재를 잡았다며, 연일 '황당스럽기까지 한' 기사를 보내고 있다.

  이 사건을 보면서 우리 모두가 '신뢰'를 쌓아가는 방법에 대해서 의논하고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매우 심각하고 위험한 문제에 대해서 토론해야 하지 않을까. 나는 신정아씨를 두고 정신병자라고 언급하는 걸 보면서,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문제를 정신병으로 무마시키려는 시도로 해석되었다.

 참 슬프고 안타까운 사건이다. 한 달에 채 백 만원도 안 되는 월급 받으면서 화랑이나 갤러리, 미술관에서 일하는 큐레이터들도 꽤 있는데(* 큐레이터는 겉모습은 좋아 보이나, 실속은 거의 없는 직업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정직하게 서로 '신뢰'를 쌓아가면서 살아가고 있는데.

 웹 서핑을 하다 신정아 사건에 대한 좋은 포스팅을 발견하여 링크를 걸어둔다. 이번 사건을 보면서 우리 사회, 사람들, 언론들 등 아직 한참 멀었다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언론의 폭력, 이것은 공포다   (Lefinion Post)
http://20press.tistory.com/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