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5일 업데이트.
문득 금붕어 생각이 났다. 하긴 가끔 생각난다. 저 금붕어들. 지금은 사라진 이마트 김포공항점에서 공짜로 받은 금붕어 두 마리. 야누스 같은 내 삶의 일부를 지탱하던 금붕어. 한 마리는 금방 죽었지만, 나머지 한 마리는 몇 년을 같이 살았다. 몇 주 이상 집을 비워 두었는데도 그/그녀는 살아있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고요한 어둠이 주위를 감싸면 겨울인가 보다 하고 잠을 잔다고 했다. 그/그녀는 겨울잠을 잤던 것이다. 그렇게 생각한다. 내가 이스탄불에 갔을 때도, 칼스루헤에 갔을 때도, 파리에 한참 가 있었을 때도 나를 반겨주었다. 그리고 어느 날 물 위로 떠올라왔다. 그 때가 정확히 언제였는지 모르겠다.
금붕어가 노는 모습을 참 이쁘다. 왜 마당 한 가운데를 파서 연못을 만드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외로움을 견디기 어려운 것이다. 결국 외로움은 혼자 극복해야 한다. 그게 슬플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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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1월)
공항 이마트에서 공짜로 받은 금붕어 3마리. 한 달 정도가 지난 지금, 매우 건강해보인다. 그리고 나는 주말마다 어항 청소를 한다. 특별한 건 없다. 물 갈아주고 어항에 끼인 녹조류를 깨끗하게 닦아준다. 그런데 오늘 달팽이인지, 고동인지 분간하기 어려운 녀석들 몇 마리를 발견했다. 그래서 부레옥잠들이 힘을 잃고 있나. 다음 청소 때 잡아 없애야 겠다. 관련 까페를 검색해보니, 안 좋은 영향을 끼친다고 한다. 좀 더 큰 어항으로 바꾸면 바닥에 자갈같은 것들을 깔아줘야 겠다. 금붕어 노는 모습, 정말 좋다. (2007년 11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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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0월 10일 업데이트)
블로그에 방문하는 이들의 검색 엔진 방문 키워드를 보면 흥미롭다. 10여년 전, 어항으로 사용하던 저 투명 플라스틱 용기를 얼마 지나지 않아 장독 뚜겅으로 사용할 수 있는 옹기로 바꾸었다. 부레옥잠은 모두 버렸고 밑에 자그만한 흰 돌맹이들만 깔았다. 흰 돌맹이들은 꽃집에서 구했는데, 화분에 사용할 수 있는 작은 돌맹이들을 살 수 있다. 저 금붕어들은 의외로 생명력이 좋아서 열악한 환경 속에서 몇 년을 살았다. 나는 1주일에 한 번씩 청소를 했고, 그 때마다 자갈 사이사이 가득한 금붕어 배설물을 씻었다. 돌맹이들을 화장실 바닥에 깔곤 돌맹이들을 비벼가며 여러번 씻었다. 금붕어들은 세수대야에 옮겨놓고. 바로 수돗물을 담아 옮겼는데, 상관없었다. 수돗물을 담으면 금붕어가 죽는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어쩌면 직수관이 아니라 옥상의 물탱크에 있었던 물이라서 그런 지도 모르겠다. 다시 금붕어를 키울까 하는 생각을 했는데, 이 글을 보니, 비린내 생각에 키우진 말아야 겠다. 내가 어항 청소를 해야 하니까(청소를 적게 하려면 어항 옆에 전기 콘센트도 있어야 한다. 어항도 전문적으로 들어가면 꽤 복잡한 녀석이다. 열대어 키우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검색해보면, 놀라운 사진들을 꽤 접할 수 있을 것이다. 참고하시길). 제목을 보니, 달팽이로 되어있는데, '고동'이 더 정확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