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우주/예술가

링 지안Ling Jian이 바라본 중국 여성들

지하련 2008. 11. 28. 22:41

Ling Jian,
Bad girl no. 2 
Oil on canvas, 250 x 180 cm. 2006 - 2007



1963년 산둥성에서 태어난 링 지안Ling Jian은 1982년부터 칭화(Qinghua) 대학교에서 미술을 공부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1986년에 칭화대학을 졸업한 그는 1987년에는 비엔나에서, 1989년에는 함부르그에서, 그리고 2000년까지 베를린에서 살며 작품활동을 했다. 그 이후에는 베를린과 베이징을 오가며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로 독일에서 활동하고 있는 그는 피악(FIAC), 퀼른 아트페어(Art Cologne), 뉴욕의 펄스(PULSE Art Fair), 런던의 프리즈(Frieze Art Fair) 등에 소개되어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특히 최근 작품들이 주목의 대상이 되고 있다(그가 중국 여성들을 그리기 전에는 부처의 모습을 그린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온라인 상으로는 자세한 정보를 알기 어려웠다).

그는 현대 중국 사회의 개방 속에서 변하는 여성들을 그려내고 있다. 대표적인 작품이 '공산주의자 자매(Communist Sister)' 시리즈다. 섬세하고 정교하게 그려진 그의 작품은 자극적인 색채와 노골적이며 가느다란 눈매, 혹은 육체로 보는 이의 시선을 끌어당긴다.
 
종종 최근 유행하는 (하이퍼) 리얼리즘 풍의 작품들 앞에서 나는 말을 잃곤 하는데, 그 이유는 너무 표피적이라는 것이다. 따지고 보면 별 깊이있는 내용이나 철학을 담고 있는 것도 아님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나를 자극하고 유혹하고 뭔가 이야기를 꺼낼 듯하면서도 끝내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렇게 보았을 때, 링 지안의 작품은 확연히 틀린 지점을 가지고 있다. 재털이나 얼음 등등을 그리는 한국의 작가들과 확연히 비교되는 점은 링 지안은 적어도 동시대의 중국인을 그대로 마주 볼 수 있으며, 그들 속에 숨겨진 은밀한 욕망을 그려낸다는 것이다(나는 도대체 재털이나 얼음이 그렇게 대접받는 이유를 잘 모르겠다). 특히 공산주의를 일종의 알레고리화시키면서 다분히 정치적인 메시지까지 담아낸다.


Revolution Madonna No. 2, 2008
Oil on Canvas
190 in diameter (75 in in diameter)

Grew Up Under the sunshine- Fang Fang, 2008
Oil on Canvas
250 x 180 cm (98.4 x 70.9 in)

Revolution Madonna No. 3, 2008
Oil on Canvas
250 x 180 cm (98.4 x 70.9 in)


링 지안의 작품을 계속 보고 있자니, 19세기 말에 유행했던 팜므파탈이 떠오른다. 빈분리파의 클림트나 에곤 쉴레의 여성들 말이다. 아마 링 지안의 중국 여성들을, 실제 중국 여성들은 어떻게 바라보고 해석할까? 혹시 한국의 어느 작가가 링 지안처럼 그렇게 한국 여성들을 표현한다면, 한국의 여성들은 어떻게 반응할까?


My sister Lulu, 2006

Mao's Love
Oil and Acylic on canvas
180x150cm, 2006-2007


혹시 미국 LA에 살고 있다면, 이번 달 22일부터 내년 1월 17일까지 DF2갤러리에서 링 지안의 개인전이 열리니, 한 번 방문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 위 작품 이미지들은 www.artnet.com, www.df2gallery.com 에서 가지고 온 것입니다. 저에게는 저작권이 없습니다. 본 사이트는 상업적인 목적에서 운영되는 웹사이트가 아니나, 혹시 저작권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바로 삭제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