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련의 우주/Jazz Life

쓸쓸함과 나쓰메 소세키

지하련 2008. 12. 12. 12:28


요즘 탐독하고 있는 책에서 '나쓰메 소세키는 예언자와도 같았다'라는 문장이 있었다. 나도 모르게 그럴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얼마 전 김영태의 시를 다시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10년 전 내 모습과 비교해 나는 단지 표현만 하지 않을 뿐, 마음은 그대로라는 걸 알았다. 아니 고등학생 때와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는 걸 알았다. 단지 마음을 감싼 껍질만 다소 두꺼워졌을 뿐이라는.

어제 밤부터 오전까지 내내 우울하고 쓸쓸했고 슬펐다. 때론 분노가 올라오기도 했다. 마음 가는 대로 살아, 아무런 갈등도 일어나지 않으면 그 곳이 천국이라는 생각을 했다. 반대로 마음을 움직이지 않으면 내가 천국을 만들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도 했다.

글렌 굴드의 손가락을 보면서, 이 사람 하나만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시켰다는 생각을 했다. 나도 내 모든 걸 희생시킬 그 하나를 발견할 수 있을까. 그것이 어떤 사람이든, 어떤 일이든. 하긴 발견해도 문제다. 그 사람이 거부한다면 나는 처참한 절망의 지옥 속으로 떨어질테니. 차라리 일이 나을 수도 있을 지 모르리라.




쓸쓸하고 힘들 때, 이런 음악이 있다는 건 너무 고마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