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에 누워 음악을 들을 때의 그 우울함이란! 일어나고자 하는 의지를 끝없이 억누르고 방바닥과 하나가 되어 방바닥의 외로움을, 그 침묵의 고독을 받아들이고자 노력할 때 사각의 공간을 가득 채우는 어떤 규칙적인 소리들. 그러고 보니, 최근 몇년 동안 누워서 음악을 제대로 들은 적이 없었다. 음악을 제대로 듣기 위해 누워있을 필요는 없지만, 누워서 듣는 음악은 또 다른 매력을 선사하는 건 사실이니까. 최근 자주 드는 밴드다. 그냥 노곤해진다. 온 몸에서 기운이 빠지는 듯한 봄날 오후 햇살 같다. 그것도 밝은 세상이 아니라 살짝 어둡고 흐릿한 햇살. 술 생각은 나지만, 술을 마시기 위해 몸을 움직이는 것까지도 귀찮게 하는. 살짝 무책임해지는 음악이랄까. 이런 음악을 'Bedroom Pop'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