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쿠타로 2

게으른 달력, 하기와라 사쿠타로

게으른 달력 몇 번의 계절이 지나고이제 우울한 벚꽃은 하얗게 썩어버렸다마차는 덜컹덜컹 먼 곳을 달리고바다도 시골도 고요한 공기 속에서 잠자고 있다어쩌면 이다지도 게으른 날일까운명은 연달아 어두워져 가고쓸쓸한 우울증은 버드나무 잎 그늘에 흐려져 있다이제 달력도 없다 기억도 없다나는 제비처럼 홀로서기를 해, 그리하여 신기한 풍경 끝을 날아가겠다옛날의 사랑이여 사랑하는 고양이여나는 하나의 노래를 알고 있다그리하여 먼 해초를 태우는 하늘에서 짓무르는 것 같은 키스를 던지겠다아마 이 슬픈 정열 이외는 그 어떤 단어도 알지 못한다 - 하기와라 사쿠타로(지음), 서재곤(옮김), , 지만지 * * 하기와라 사쿠타로(萩原 朔太郎, 1886 ~ 1942)의 시를 읽는다. 사쿠타로도 오랜만이구나. '쓸쓸한 우울증'이라는 단..

우울한 고양이(靑猫)

우울한 고양이(靑猫) 이 아름다운 도시를 사랑하는 것은 좋은 것이다.이 아름다운 도시의 건축을 사랑하는 것은 좋은 것이다. 모든 상냥한 여성을 찾기 위해모든 고귀한 생활을 찾기 위해이 도시에 와서 번화한 거리를 지나가는 것은 좋은 것이다.거리를 따라 서 있는 벚나무 가로수거기에도 무수한 참새들이 지저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아아 이 거대한 도시의 밤에 잠들 수 있는 것은오직 한 마리의 우울한 고양이 그림자다슬픈 인류의 역사를 이야기하는 고양이 그림자다우리가 찾기를 그치지 않는 행복의 우울한 그림자다.어떤 그림자를 찾기에진눈깨비 내리는 날에도 우리는 도쿄(東京)를 그립다고 생각해그곳 뒷골목 벽에 차갑게 기대어 있는이 사람과 같은 거지는 무슨 꿈을 꾸고 있는 것인가. - 하기와라 사쿠타로(1886 ~ 19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