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자리 3

짧은 휴식, 혹은 분실

하늘의 푸른 빛이 보이지 않았다. 목이 답답해졌다. 올해도 어김없이 봄의 시작을 대륙에서 날아온 모래먼지들이 알려주었다. 반도의 봄은 그렇게 시작되었고, 그 남자의 삶도 불투명한 대기 속으로 빠져 들었다. 한 남자가 길을 서성거렸다. 거리는 어두워졌고 차들은 헤드라이트를 켰다. 와이퍼가 비소리에 맞추어, 자동차 소리에 맞추어, 사람들의 걸음 속도에 맞추어, 메트로놈처럼 왔다, 갔다, 왔다, 갔다, 그 남자도 건널목 앞에서 왔다, 갔다, 왔다 하였다. 비가 내렸지만, 어둠 속에서 비는 자신의 모습을 숨기고 있었다. 비의 존재를 소리로, 살갗에 닿는 익숙한 차가움으로, 펼쳐진 우산 표면의 작은 떨림으로 확인할 수 있었던 어느 저녁, 그는 지하철역 근처 실내포장마차로 향했다. 포장마차 입구 골목길 밖에 놓여진..

안경, 그리고 술자리

"내일이 지구의 종말이었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이 술자리가 모든 존재들과의 추억을 나누는 자리였으면, 이 한 잔의 술은 보다 아름다울 거예요." 내일이 존재하지 않는 술자리. 아니, 모든 술자리에는 내일은 존재하지 않으리라. 그래서 술자리마다 화해하고, 포옹하며, 미안해하며, 실은 사랑했노라고 고백하는 이들로 넘쳐났다. 내 상상 속에서. 그렇게 취해간다. 안경을 바꾸었다. 바꿀만한 사정이 있었고, 그 사정 속에서 안경은 바뀌었다. 아주 어렸을 때, 80년대 초반, 안경 쓴 아이들이 멋있어 보이는 바람에, 몇 명은 의도적으로 눈을 나쁘게 하는 행위를 했고 나도 그 부류에 속했다. 형편없는 유년기의 모험은 독서에 파묻힌 사춘기 시절 동안 자연스레 안경 렌즈를 두껍게 하였다. 그렇게 사라져간다. 마음 속에서,..

세상은 엉망, 그러나 술이 있으니! 오늘은 홍대 티케로~

Tout irait mal, mais il y a le theatre! 세상은 엉망, 그러나 연극이 있으니! - 장 지로두 하지만 나라면, Tout irait mal, mais il y a le vin! 세상은 엉망, 그러나 술이 있으니! 올해 최초이자 마지막 송년 모임을 홍대에서 할 예정이다. 이런저런 모임은 놀랍고도 행복한 개인 사정으로 인해 취소하고 ~. 이런 음식과 함께... 저녁 7시부터 회사 부서 직원들과 함께 할 예정이다. 혹시 시간이 되신다면 옆자리에서 인사라도 ~.~ 이 글을 보게 될 제 친구분들께도 안부를~!! 장소는 홍대 티케(구 시루) http://map.naver.com/local/siteview.nhn?code=19867445 참조. 우리들의 친구 키에롭스키Kieslowski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