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면성 2

철학의 선택, 조중걸

철학의 선택조중걸(지음), 지혜정원 관습은 삶의 길잡이이다. 그러나 그것은 ‘기대expectation’을 의미하지 필연necessity을 의미하지는 않는다.(104쪽) 1.책이 나오자마자 구입했지만, 그동안 읽지 못했다. 읽으려는 시도를 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으나, 방해 받지 않고 독서에 집중할 시간도, 장소도, 여유도 없었다(바쁜 직장인의 삶이란!). 띄엄띄엄 읽어도 되는 책이야 지하철 안에서, 출근해 점심 시간을 이용해 읽을 수 있지만, 이 책은 불가능하다. 그렇게 읽을 책도, 읽을 수 있는 책도 아니다. 이 책은 읽으면서 밑줄도 긋고 노트를 하며 심지어 읽던 부분을 두 세번 읽어야 한다. 한 번은 감동하면서 한 번은 다시 되새기기 위해서. 이젠 '고전주의'나 '낭만주의' 같은 단어를 일상 대화에서 ..

봄날의 문자 메시지

군대를 벗어난 지도 벌써 9년이 지났다. 어느새 민방위이다. 넓은 영등포 구민 회관 입구 쓰레기통에다 민방위 관련 책자를 놔두고 왔다. 강당 앞쪽에 앉아 있는데, 몇 통의 전화가 왔고 몇 개의 문자메시지가 왔다. 신기한 일이다. 각기 다른 곳에서 온 전화와 문자메시지. 보통 때라면 오지 않았을. 바람은 너울치듯이 나무가지 앉았다가 지붕에 앉았다가 전신주에 앉았다가, 그렇게 봄을 심어놓으면서 지나가고 도시의 퀘퀘한 매연 틈 속에서 햇살은 곧게 땅으로 떨어져 내렸다. 오후 두 시 반. 주머니 속의 핸드폰으로 문제 메시지 하나가 와있었다. "그대에게로 향하는 나의 마음이 멍에가 되어 당신을 힘들게 하는 거 같아 미안하구요." 낯선 전화번호. 누구일까. 누구였을까. 그리고 민방위 교육 사이 쉬는 시간, 누구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