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에 날라온 예병일 씨의 메일레터에, '갈라파고스 신드롬'이라는 단어가 눈에 띄었다. 갈라파고스는 찰스 다윈에 대해 조금의 관심만 있다는 알고 있을 지명이다. 그런데 갈라파고스 신드롬은 또 무얼까?
몇 해 전 일본의 NTT도코모 홈페이지와 KDDI 홈페이지를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그 곳 어딘가에서 일본 사람들이 사용하는 최신 휴대폰들을 보게 되었는데, 그 때 한국에서 유행하던 최신 기종의 폰보다 더 나아보였다.
그런데 일본의 휴대폰 제조 업체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이 없다. 며칠 전 뉴욕타임즈 기사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질 수 있었던 일본의 이동통신 관련 산업은 국제 표준이나 트렌드와는 무관하게 일본 로컬 시장만을 겨냥한 나머지, 글로벌 경쟁력을 상실했다고 평가했다. 그리고 이를 '갈라파고스 신드롬'이라고.
2주 전 중앙선데이는 영국 런던의 사치 갤러리에서 열리는 Korean Eye-Moon Generation 전시를 크게 보도했다. 뭐 중앙일보가 스폰서들 중의 하나였던 전시라, 크게 보도된 것일 수도 있다.
그런데 내 시선을 끌었던 문장은 지난 일요일 판 중앙선데이의 한 문장 때문이다.
그(큐레이터 이대형)에게 비결을 물었습니다. “그동안 외국 미술인들이 보지 못했던 것들을 보여준 덕분”이라고 했습니다. 로컬리즘에 강해야 글로벌 시장에서 통한다는 얘기였죠. 런던 문화계 인사들에게 개성 있는 한국 작품을 선보인 것이 적잖은 성과라더군요.
- [EDITOR’S LETTER]날자, 한국 미술, 7월 19일자. http://sunday.joins.com
- [EDITOR’S LETTER]날자, 한국 미술, 7월 19일자. http://sunday.joins.com
나는 한국 현대 미술이 세계 미술 시장에서 주목을 받지 못하는 것은 한국 작품들의 로컬리티가 너무 강해서 그렇다고 말하곤 했다. 그런데 로컬리즘이 강해야 된다? 실은 이 표현은 이렇게 바뀌어야 할 것이다. 전 세계인들이 봐도 이해될 수 있는 보편성 위에서의 창조적이고 독창적인 로컬리즘이 필요하다고.
그렇다면 로컬리즘이 먼저일까? 세계적인 보편성이 먼저일까? 이건 한국 예술가들의 몫으로 남겨두자.
하지만, 한국의 예술가들이 한국이라는 갈라파고스 제도에 갇혀 지내는 건 아닌가 하고 고민해볼 필요는 있을 것이다. 이는 비단 미술 뿐만 아니다.
Korean Eye-Moon Generation - http://www.koreaneye.org/
홈페이지를 보면, 쉽게 기획된 전시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조직적인 기반 위에서 많은 전시들이 있었으면 좋겠다. 이 전시를 기획하고 실행한 이들에게 찬사를 보낸다.
홈페이지를 보면, 쉽게 기획된 전시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조직적인 기반 위에서 많은 전시들이 있었으면 좋겠다. 이 전시를 기획하고 실행한 이들에게 찬사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