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연말 전직장 부서 회식 때 마셨던 와인이다.
그런데 올해 중순에 회사를 옮겼고 옮기자 마자 준비하던 일련의 일들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못한 탓에 연말 분위기는 무겁기만 하다. 그리고 대선 여론조사 결과는 너무 황당해서 과연 이 나라의 국민들은 도대체 장기적인 관점에서 나라를 걱정하고 합리적이고 비판적인 사고력을 가지고 있는가 의아스러울 정도이니, 나도 드디어 (이런저런 이유로) 심각하게 '외국 나가 살기'를 진지하게 고민한 첫 번째 해가 될 것이다.
이런 분위기일 수록 더욱더 생각나는 디오니소스의 유혹. 하지만 최근 들어 자주 기억이 끊어지고 나이든 내 처지를 이해하지 못한 채 감정은 27살 그 때 그 시절로 향하니, ... 여러모로 얼굴 들기 어렵기만 하다.
하지만 근사한 와인 만큼 인생의 위안도 드물 것이니, ... 이 블로그에 오는 이들과 함께 와인을 마셔도 좋으리라.
작년 연말에 마셨던 와인에 대해 평하면서 올해 연말을 기대해보기로 하자.
Chateau de Goelane 샤또 드 고엘란
보르도 AOC 등급의 와인이다. 이 와인, 강력하게 추천할 수 있을 정도로 근사한 밸런스와 적절한 탄닌감, 그리고 풍성한 향은 연말 적절한 가격대로 구할 수 있는 최고의 와인에 속할 것이다.
강남 신세계 백화점 와인샵에서 약 5만원 초반 가격으로 구입했으니, 이 가격대의 신대륙 와인보다 훨씬 낫다. 내가 워낙 구대륙 와인을 좋아하기 때문에 다소 편파적이라고 볼 수 있지만.
카베르네 쇼비뇽, 멜롯, 카베르네 프랑을 블랜딩한 와인으로 수입사는 길진인터내셔널이다.
Lou's No 1 루스 넘버 원
호주 와인이다. 카베르네 쇼비뇽 100%의 이 와인은 신대륙스러운 풍성함을 자랑하지만, 피니쉬는 약하고 여러 품종을 블랜딩한 와인이 주는 향미가 없다. 또한 구대륙 와인이 주는 깊고 향기로움이 덜하다.
그런데 가격은 사또 드 고엘란보다 다소 비싸니(7만원 대), 나는 또다시 보르드 와인을 주저없이 선택하게 될 것이다.